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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중앙TV가 29일 오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성공을 보도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 모인 시민들이 북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북한이 29일 새벽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청와대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우리 군의 미사일 발사 탐지부터 문재인 대통령에 보고되고, 대응타격에 이르기까지 분 단위로 신속하게 이뤄졌다.
북한은 이날 오전 3시 17분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ICBM '화성-14형'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아올렸다.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미사일(IRBM) 화성-12 발사 이후 75일 만이다. 지난 7월엔 두 차례에 걸쳐 ICBM을 발사한 바 있다.
우리 군은 1분 만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3시 18분경 E-737(피스아이)에서 처음 탐지했고, 이후 동해상에서 작전 중인 이지스함과 조기경보레이더에서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2분 뒤인 3시 19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첫 보고를 했다. 이어 3시 24분 두 번째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소집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오전 6시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과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이상철 1차장, 남관표 2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NSC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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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NSC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제공 |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대륙간을 넘나드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이 완성된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며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우리 군의 대응 타격훈련은 탐지 6분 만에 곧바로 이뤄졌다. 오전 3시 23분부터 3시 44분까지 북한의 가상 도발원점을 타격하는 육해공 합동 정밀타격 훈련을 실시했다. 합참에 따르면, 육군의 사거리 300㎞ 현무-2 탄도미사일과 사거리 1000㎞의 함대지 미사일 해성-2, 사거리 57㎞의 공대지 미사일 스파이스-2000을 가동했다.
우리 군과 청와대가 즉각 대응할 수 있던 건 이틀 전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같은 날 청와대 소셜라이브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오늘의 새벽 도발은 이틀 전에 감지된 부분"이라며 "문 대통령은 27일에 북한 미사일 도발 시 지해공 미사일 합동정밀 타격 훈련 권한을 합참의장에게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합참은 지난 26일 전후로 비상대기태세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와의 공조체계도 공고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오전 8시 30분부터 20분 간 전화통화를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강력한 제재와 압박 조치를 가하는데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하면서,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계속해 나감으로써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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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중앙TV가 29일 오전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성공을 보도한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 모인 시민들이 북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남윤호 기자 |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이 이전보다 성능이 계량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도발 직후 우리 육해공군이 합동으로 지대지, 함대지, 공대지 미사일 3개를 동시에 대응 발사해 동일한 지점을 비슷한 시간에 타격함으로서 북한의 도발 원점에 대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은 각자 추가적인 대응방안을 평가 검토한 다음, 이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후속협의 갖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을 미국에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한편 중국에 대북제재 불만을 표출하며, 내부적으로는 체재 결속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