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글로 보고 있나?' KT&G 릴-핏, 계속된 '완판행진'
입력: 2017.11.29 09:28 / 수정: 2017.11.29 09:30
지난 13일 예약판매를 시작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한 KT&G의 릴이 기대 이상으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릴 대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KT&G 제공, 이성로 기자
지난 13일 예약판매를 시작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한 KT&G의 릴이 기대 이상으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릴 대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KT&G 제공, 이성로 기자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이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부 흡연자들 사이에선 "'이것' 사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제조사를 향해 원성 아닌 원성을 내고 있다. KT&G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두고 하는 말이다.

'릴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흡연자들 사이에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글로의 장점만 모아놨다'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제품 수급에 애를 먹고 있는 KT&G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야심작인 '릴'은 지난 13일 시범판매를 시작으로 20일 공식 출시됐다. 경쟁 업체와 비교해 뒤늦게 시장에 진출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기우였다.

시범판매 때부터 '솔드 아웃(Sold Out)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예약판매(13일)를 시작 하루 뒤인 14일 오후 5시께 준비된 물량 1만 대가 모두 소진됐고, 정식 출시일인 20일 이후에도 '릴 대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단 5일 만에 1만 대 이상이 판매되며 시범판매일(2일)을 포함해 7일 만에 누적 판매량 2만 대를 돌파했다. 릴 단독 판매처인 GS25에선 기기인 릴을 포함해 전용 연초인 핏(Fiit)까지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28일 오후 서울의 한 GS25를 찾은 결과 릴은 물론 핏까지도 모두 매진된 상황이었다. 애초 물량이 많지 않았을뿐 아니라 공급받은 제품 역시 순식간에 판매됐다. 예약을 통해 릴 기기를 구입한 흡연자는 정작 전용 연초가 없어 호환 흡연이 가능한 아이코스 전용 담배인 히츠를 구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히츠 대신 핏으로 호환 흡연하는 아이코스 유저들 역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릴 판매처인 서울의 한 편의점엔 릴은 물론 전용 담배인 핏까지 모두 매진됐다. 편의점 관계자는 물량이 입고되기 무섭게 모두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이성로 기자
릴 판매처인 서울의 한 편의점엔 릴은 물론 전용 담배인 핏까지 모두 매진됐다. 편의점 관계자는 "물량이 입고되기 무섭게 모두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이성로 기자

GS25 관계자는 "출시일 당시 공급받은 물량이 많지 않았고, 들어오는 즉시 동이 났다"고 말했다. 한 릴 흡연자들은 "예약판매를 통해 기기를 구입했지만, 정작 핏이 없어 곤란한 상황이다. 릴의 공급은 모르겠지만, 핏 물량이라도 늘렸으면 좋겠다"며 볼멘소리를 늘어놓았다.

KT&G 관계자는 28일 <더팩트>에 "지난 주말 이전에 누적 2만 대를 돌파했다. 물량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됐다"며 "현재 물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계속해서 공급되고 있지만, 각 점포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다. 원활한 공급을 위해 추가 물량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KT&G 측에 따르면 시범판매를 시작으로 정식 출시일까지 기대 이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어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현재 추세라면 시장을 선점한 아이코스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다.

업계에선 '뒤늦게 출시한 만큼 아이코스와 글로의 장점을 살렸고, 디자인 역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업계 처음으로 캡슐형으로 출시된 핏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릴과 핏의 가격 경쟁력도 무시하지 못한다. 릴 기깃값(할인가 6만8000원)은 물론 KT&G가 세금 인상과 관계 없이 '가격 동결'을 못박은 연초 역시 사실상 업계 최저가다.

KT&G 측은 릴 점유율을 두고 올해보단 아이코스, 글로 유저들이 새로운 다바이스를 구입해야하는 내년에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KT&G 제공
KT&G 측은 릴 점유율을 두고 올해보단 아이코스, 글로 유저들이 새로운 다바이스를 구입해야하는 내년에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KT&G 제공

한국필립모리스, BAT 코리아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AT 코리아는 내년으로 예정됐던 글로와 네오스틱 판매망을 서둘러 확대했고, 12월 중순에는 새로운 연초를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새로운 가향 담배인 '히츠 퍼플'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릴의 흥행 열풍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KT&G는 올해보단 내년을 기약하고 있는 눈치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아이코스가 출시된 지난 5월에 막을 올렸다. 지난 6개월 동안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갈 흡연자는 대부분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새로운 수요층을 찾기엔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KT&G가 내년에 기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궐련형 전자담배 배터리의 수명에 답이 있다. 릴을 비롯해 앞서 출시된 아이코스, 글로 모두 배터리 수명은 약 1년으로 한정됐다. 때문에 지난 5월, 8월에 각각 출시된 아이코스와 글로 유저들은 내년 동월이면 원하지 않아도 새로운 디바이스를 구입해야 한다.

KT&G가 릴의 출시와 함께 '가장 완벽한 궐련형 전자담배'라는 입소문을 타고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음에도 내년을 기약하는 이유다.

sungro5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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