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정무수석, 별명은 '술 한 병도 못해'
입력: 2017.11.28 17:36 / 수정: 2017.11.28 17:38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한병도 정무비서관을 임명했다. 신임 한 수석이 임명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한병도 정무비서관을 임명했다. 신임 한 수석이 임명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더팩트 | 청와대=오경희 기자] '돌고 돌아' 내부 승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후임으로 한병도(50) 정무비서관을 임명했다. 전 전 수석이 '롯데 홈쇼핑 재승인 연루 로비 의혹'으로 사퇴한 지 12일 만이다.

정무수석 인선은 장고 끝의 결정이었다. 당초 정무수석 후보군은 청와대 내부 인사로 후보군이 좁혀지다, 적임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정치권 전반으로 넓어졌다. 결국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하루 연차 휴가를 내고 고심을 거듭했으며, 이날 한 수석의 내부 승진을 전격 발표했다.

사실 신임 한 수석도 후보군 가운데 한 명이었다. 전 수석 사퇴 이후 내부 인사로 한 수석을 비롯해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이후 내부 인사 중에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외부 인사 중에선 3선 의원 출신의 강기정 전 의원에게 정무수석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내년 지방선거를 이유로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회의원 출신의 외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인선 난맥에 결국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한 수석을 낙점한 데는 우선 정무수석 자리가 갖는 성격에 기인한다. 국회와 청와대 간 가교 역할을 하는 게 핵심 업무다. 특히 여소야대의 국회 구도 속에서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고, 최근 강화된 인사 검증 기준(7대 비리 공직자 원천 배제)을 충족하려면 '전직 의원 출신'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한 수석은 1967년 전북 익산 출신으로 원광대 총학생회장을 지내 '86세대(1980년대 학번, 1960년대 출생) 운동권' 출신으로 분류된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북익산시갑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노무현재단 자문위원과 한명숙 전 민주통합당 대표 정무특별보좌관을 맡았다. 지난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선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지냈고, 1기 내각에서 정무비서관으로 발탁됐다.

또 문재인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할 예산국회 시기란 점을 고려하면 업무 연속성에 중점을 둬 내부 인사를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선 출신으로 선수가 낮지만, 한 수석은 전병헌 전 수석 체제에서 정무비서관을 맡아 국회와 청와대를 오가며 여야를 두루 만나와 업무연속성이 높다는 평가다. 게다가 술을 한 병도 마시지 못한다고 해서 '한병도'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친화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 한 수석이 할 일은 산더미다. 문 대통령의 지난 8일부터 7박 8일 간 동남아 3개국 순방 결과를 공유할 여야 대표 회담은 전 전 수석 사퇴로 미뤄진 상태고,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2일)을 나흘 앞두고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 수석은 임명 발표 직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소야대 국회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되어 어깨 무겁다.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일하겠다"며 "더 소통하고 대화하는 정무수석이 되겠다. 진심을 다해서 대통령을 모시고 국회와 청와대 간 소통의 다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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