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유커가 돌아온다! 면세점 업체별 왕서방 모시기 전략은?
입력: 2017.11.15 09:04 / 수정: 2017.11.15 09:04
금한령이 풀리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면세점이 중국인 고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위)과 지난 3월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방문객 감소로 한산한 면세점 내부 모습. /더팩트DB
금한령이 풀리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면세점이 중국인 고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위)과 지난 3월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방문객 감소로 한산한 면세점 내부 모습. /더팩트DB

[더팩트│황원영 기자] "유커가 돌아온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 시내면세점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정부 규제 강화 등 잇단 악재로 먹구름이 드리웠던 면세점 업계에 '봄날'이 찾아왔다. 한중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든 데다 중국 최대 쇼핑축제 '광군제' 특수도 톡톡히 누린 면세점 업체들은 다시 돌아온 유커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연말연시 쇼핑 특수를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사드 보복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 업계는 벌써부터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특수를 맞아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광군제 행사기간 중국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온라인 15%, 오프라인 10%) 증가했다. 신라인터넷면세점 중문몰도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갤러리아 중문 온라인면세점의 경우 10%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면세점 업계는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 관광객의 대거 이탈로 우울한 시기를 보냈다.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경우 상반기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6% 감소한 2조55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4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326억 원)와 비교해 무려 96.8%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디에프는 상반기 60억 원의 적자를 봤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면세점 또한 27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화장품 매장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드 여파로 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지난 3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화장품 매장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사드 여파로 인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에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제소하기도 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던 한화갤러리아는 적자 누적으로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수준까지 가면서 사업권을 조기 반납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 5개월 만에 중국당국의 금한령이 풀리면서 유커의 한국 방문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트남 다낭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그동안 한·중 관계에 최대 걸림돌인 사드 갈등에 마침표를 찍고 관계 복원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중국당국이 관영 환구시보를 통해 춘추항공과 동방항공, 길상항공 등 중국 항공사들의 한국 노선 운항 재개 또는 증편에 관한 소식을 전하며 한·중 관계 개선의 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면세점 업계는 광군제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신규 서비스를 대거 내놓으며 유커 모시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롯데면세점은 내년 2월 열리는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사인만큼 이와 연계해 유커를 포함한 외국인 고객을 대거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현지 사무소를 통해 여행사와 패키지여행 상품을 만드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또한 한류 스타를 내세워 홍보 강화에 나섰다. 중국과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7인조 남성그룹 '방탄소년단'을 새 모델로 선정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와 내국인 고객 강화를 노린다. 롯데면세점이 관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엔터투어마케팅을 진행해온 만큼 이번 방탄소년단의 합류로 K-팝 부분의 한류 마케팅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게 됐다.

한중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든 13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남윤호 기자
한중관계가 해빙 무드에 접어든 13일 오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남윤호 기자

롯데면세점은 이번 새롭게 합류한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이민호, 이준기, 이종석, 지창욱, 슈퍼주니어, 2PM, 엑소, 차승원, 최지우, 황치열, 이루, 트와이스, NCT 등 총 14개팀, 58명의 한류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개별 관광객인 '싼커'를 공략하기 위해 서울시 콜택시 업체인 동부NTS와 제휴를 맺고 최근 중국어 모바일 앱에 '택시호출 서비스', '대중교통이용 안내 서비스'를 탑재했다. 신라면세점 앱을 이용해 중국어로 표기된 지도를 움직여 출발지를 설정할 수 있고, 중국어나 한국어로 장소명을 입력해도 출발지 설정이 가능하다. 고객은 콜택시 호출료(콜비) 없이 택시비만 지불하면 된다.

또한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점 업계 최초로 중국 메신저 '위챗'(微信·웨이신)과 손잡고 중국 시장을 공략한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위챗은 9억명이 이용하는 중국의 대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위챗 내에 신세계면세점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이고 제품 소개, 할인 혜택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왕홍'(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많은 팬을 보유한 온라인 유명인사) 마케팅에 재시동을 걸었다. 신라면세점은 사단법인 '한국중국어관광통역사협의회'와 손잡고 중국 현지 왕홍들을 초청해 신라면세점 홍보영상을 촬영한다. 영상은 신라면세점의 택시비 지원 프로모션을 비롯한 각종 이벤트와 신라면세점 옥상정원 등 고객 서비스 시설과 입점 브랜드 등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면서 왕홍 마케팅을 다시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파급력이 높은 왕홍을 활용해 신라면세점 홍보뿐만 아니라 한국관광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활동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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