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조선에서 자발 호흡 상태로 치료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을 담은 영상(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5년 6월 더팩트가 이건희 회장의 병상을 특종 공개한 이후 2년여 만이다.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더팩트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경제분야에서도 이번 주에는 특별한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이 또다시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모습은 지난 2015년 <더팩트>가 공개한 뒤 2년 만인데요. [TF비즈토크]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를 2년 전과 비교해 봤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특혜채용 의혹으로 이광구 행장이 사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조직 내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르고 있어 차기 행장 인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 출시를 내년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경쟁업체들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데 후발주자인 KT&G의 숨겨진 의도는 무엇일까요. 건설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실익 없는 소송전'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의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이철영·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로·이성락·서민지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간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장병문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이 호전된 모습이 포착되면서 그동안 떠돌던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또다시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이건희 회장을 둘러싸고 '사망설', '뇌사설' 등이 꾸준히 떠돌았는데 건강 상태는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양호한 모습었습니다.

◆ 2년 만에 재확인된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 '화제'

-이번 한 주 재계 안팎의 눈길을 사로잡은 '깜짝' 뉴스가 나왔지요. 이건희 회장이 병실에서 자발 호흡 상태로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모습이 종편에 의해 공개됐는데요.

-네, TV조선은 삼성서울병원 20층에 마련된 VIP 병동에서 치료 중인 이건희 회장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는 이건희 회장이 간호사와 의사소통을 하는 듯한 모습에서부터 침대에 기댄 채 TV를 보는 모습 등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가 세간에 공개된 게 2년 만이죠?

-네 지난 2015년 본지가 인공호흡기에 의한 기계 호흡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호흡하는 이건희 회장과 그를 찾아온 당시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수뇌부의 병문안 과정을 보도했는데요. 2년여 만에 다시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가 재확인된 거죠.

-2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요?

-이건희 회장이 치료에 전념하고 있고, 여전히 자발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이번에는 그가 의료진의 도움 없이 홀로 휠체어에 앉아 TV를 보는 듯한 모습 등이 공개되면서 건강상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켰죠.

-그간 재계 안팎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를 두고 갖가지 '설'들이 적지 않았죠?

-이점 역시 2년 전과 닮았는데요. 지난 2015년 6월 2일 이건희 회장의 상태가 처음으로 공개됐을 시점에는 증권가 지라시(정보지)와 일부 매체에서 이건희 회장의 '사망설'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죠.

-이번 TV조선의 영상이 공개되기 전에도 '이 회장의 건강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는 식의 각종 근거 없는 소문이 곳곳에서 새어 나왔죠. 특히, 지난 6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24회차 재판에서는 증인 신문에 나선 특검이 삼성 총수 일가 지배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살아계셨을 때"라고 발언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번 영상 공개로 이 같은 루머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죠.

-이건희 회장이 시청한 애니메이션도 화제를 모은 것 같은데요.

-지난 5월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목소리의 형태'였죠. 해당 영상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의 날카로운 눈썰미로 이건희 회장이 시청한 애니메이션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목소리의 형태'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서 1위에 오를 만큼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우스갯소리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대기업 회장이 보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입소문이 이어지면서 자녀들에게 해당 애니메이션 시청을 권장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걸 보면 확실히 화제를 모은 것 같습니다.

-삼성의 반응은요?

-담담합니다. "(이 회장은) 꾸준히 치료를 잘 받고 있고, 지속해서 재활 치료 중이다"는 정도의 반응만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삼성 관계자들도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없어 답변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더욱이 이재용 부회장이 항소심 재판 중이고, 최근 삼성전자에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걸로 생각합니다.

'특혜채용' 의혹으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사임하면서 차기 행장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우리은행, 때 아닌 '계파갈등'…차기 행장은 누구?

-금융권에서는 현재까지도 우리은행이 화제의 도마에 올라 있죠. 우리은행의 '특혜채용' 의혹은 '계파갈등'까지 번지고 있다고요.

-금융권 안팎에서 상업은행 출신인 이광구 행장과 내부 인사를 압박하기 위해 한일은행 출신이 채용비리 관련 문건을 국회 측에 넘겼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하면서 출범했는데요. 한일·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을 번갈아 맡고, 임원도 양쪽을 5대5로 비슷한 비중을 유지하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졌죠.

-하지만 이순우 행장(2011~2014년)과 이광구 행장(2014년~) 등 상업은행 출신이 연이어 선임되자 한일은행의 불만이 커졌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이 행장이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니까 한일은행 출신의 시각은 더욱 좋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요.

-'특혜채용'을 두고 그런 추측들이 나오고 있군요. 아무튼 이 행장이 사임하게 됐는데, 차기 행장 인선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우선 이 행장은 상법 등 관련 법령상 대표이사로서 수행해야 하는 대내외적 법률행위로 업무수행을 최소화하고, 이 행장이 수행하던 일상적 업무는 손태승 선임 부문장이 위양받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계속해서 이사회를 열고 후임 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조직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사실 금융권 인사에서는 '낙하산 논란'이 줄곧 나오는데, 우리은행의 경우 어떤 상황인가요?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지분 18.5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죠. 하지만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자율경영을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예보를 포함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서 '관치금융' 우려가 제기됐는데, 논란을 불식시킨 거죠.

-'계파' 얘기도 안 할 수가 없네요. 그렇다면 이번엔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이 될 가능성이 높을까요?

-아직은 속단하기 이른 상황입니다. 오히려 '계파 갈등' 논란을 우려해 차기 행장을 외부에서 찾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실제 사외이사들도 외부 인사를 찾아보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되고요.

-반면 내부인사가 선임될 것이라는 의견도 거세게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흔들린 조직을 추스르고, 정부의 잔여지분 매각, 지주사 전환 등 남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부인사가 적절하다는 거죠. 노조 또한 내부인사를 지지하고 있는데요. 금융 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민영화 이후 첫 행장이고, 우리은행장 안팎의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행장은 반드시 내부 결속력을 다질 만한 내부인사로 선임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KT&G가 지난 7일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lil)'과 전용 연초인 '핏(Fiit )'을 20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KT&G 제공

◆ 궐련형 전자담배 '릴 출시' KT&G, 내년 4월을 기약한 이유

-베일에 싸였던 KT&G가 자사 첫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과 전용연초 '핏'을 공개했죠?

-네. 지난 7일이었습니다. 국내 담배업계 1위 KT&G가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릴과 핏을 13일부터 시범판매, 20일엔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릴은 앞서 출시된 아이코스와 글로의 장점을 모아놨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글로와 같이 연속 사용이 가능하며 휴대와 관리가 간편한 일체형 구조를 채택한 점이 특징입니다. 한 번 충전으로 20개비 이상 사용이 가능하죠. 가열 방식은 아이코스와 같이 블레이드(날)를 이용합니다.

-가열 온도는 320도(아이코스 350도, 글로 240도)이고, 무게는 90g(아이코스 120g, 글로 103g)으로 가장 가볍습니다.

-릴의 권장 소비자가는 9만5000원이며 할인가는 6만8000원으로 업계 최저가입니다. 전용 담배 핏은 킹사이즈로 '핏 체인지'와 '핏 체인지 업' 2종류로 모두 캡슐형입니다. 일반 담배향과 멘솔을 동시에 느낄 수 있죠. 가격은 히츠(아이코스 전용 담배)와 네오스틱(글로 전용 담배)과 같은 4300원으로 출시됩니다.

-사실, KT&G가 뒤늦게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들어 우려도 많았는데요. 기자단 평가는 어땠나요?

-사실 '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앞서 각각 아이코스와 글로를 출시한 필립모리스와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는 오랜 시간 연구·개발에 힘썼고, 일본에서 검증을 마친 반면, KT&G는 후발주자이고, 전자기기에 대한 기술력에 의문부호가 따라다닌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우였습니다. 릴을 눈으로 보고 직접 시연한 기자단은 대부분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뒤늦게 출시한 만큼 아이코스와 글로의 장점을 살렸다고 평가했고, 디자인 역시 기대 이상이라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또한, 전용 연초인 핏에 대한 칭찬도 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격이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KT&G는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만큼 가격 경쟁력에도 적지 않게 신경 쓰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인상이 시작된 가운데 KT&G는 타 업체와 달리 "담배 가격 인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죠. 기기 역시 할인가 기준으로 업계 최저가입니다. 디바이스와 연초 모두 시장에서 가장 저렴하다고 볼 수 있죠.

-KT&G는 당장이 아닌 내년을 기약한다고요?

-KT&G 관계자는 올해보단 내년 4월을 기약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아이코스가 출시된 지난 5월 막을 올렸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갈 흡연자는 대부분 넘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당장 새로운 수요층을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럼, 내년 4월은 어디서 나온 이야기냐고요? 바로 궐련형 전자담배 배터리 수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릴을 비롯해 아이코스, 글로 배터리 수명이 약 1년으로 한정됐기 때문이죠. KT&G를 비롯해 한국필립모리스, BAT 코리아 관계자 모두 '수명 1년'에 대해서 모두 부정하지 않았습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연 아이코스가 지난 5월 출시됐으니 기기를 재구매하는 인원이 나오기 시작하는 날이 바로 내년 4월입니다.

포스코건설이 과천주공1단지 조합에 시공권 계약 해지는 무효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지난 7일 재건축 공사 현장에 대우건설이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팩트 DB

◆포스코건설, 과천주공1단지 조합 소송 목적은?

-경기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에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공사 중이지만, 포스코건설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건설사가 조합에 소송까지 건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7일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시공권 계약 해지는 무효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2년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조합은 포스코건설과 600억 원 증액을 두고 마찰을 빚다가 올해 초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후 조합은 지난 3월 대우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고 공사에 돌입했습니다. 문제는 현장에서 발생했습니다.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현장은 포스코건설이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대우건설이 포스코건설 현장 직원들을 밀어내고 공사장을 점유했습니다.

-포스코건설은 대우건설이 기존 사업지를 무단 점유했다며 점유방해 제거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2심에서 포스코건설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러자 조합과 대우건설은 가처분 집행을 임시 중단해달라는 신청과 제소명령 신청을 냈습니다.

-법원이 포스코건설에 본안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현장 점유권을 인정받은 가처분 신청이 무효가 된다는 해석을 내렸습니다. 결국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조합을 상대로 시공권 계약 해지는 무효라는 취지의 본안소송을 제기하게 된 겁니다.

-포스코건설이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실익 없는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포스코건설이 본안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다시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작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조합이 계약 무효 판결을 받게 되면 정상적인 계약 해지 절차를 밟은 뒤 새 시공사를 선정하면 됩니다. 조합과 깊은 갈등을 빚은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재선정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합도 포스코건설의 소송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만약 시공사를 재선정하게 되면 일단 공사를 멈춰야 하는데 그만큼 공사 기간이 연장됩니다. 기간 연장에 따른 금융비용도 증가하게 될테니까요.

-건설사가 조합에 소송을 걸면 이미지가 나빠져 다른 재건축 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포스코건설이 소송을 이어간 것에 대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진행을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소송은 다른 사업장에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포스코건설은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에서 시공권 계약이 해지되면서 해지 무효와 대여금 반환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jangb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