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새벽에 줄선 기자들 "새치기 했다간…"
입력: 2017.11.06 11:36 / 수정: 2017.11.06 11:36

[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앞두고 취재 열기가 뜨겁다. 6일 이른 아침, 국회 미디어담당관실 앞 복도는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설 취재를 위한 본회의장 보도신청이 이뤄지는 날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7월 10일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24년 4개월만이다.

미디어담당관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신청서를 접수 받기로 했지만 한 손엔 노트북을, 다른 한 손엔 보도신청서를 든 기자들은 새벽 6시부터 줄을 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있는 날은 취재기자 50명과 사진기자 20명, TV촬영 8팀만이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취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어서다. 더욱이 이 같은 인원 편성에는 국회방송과 외신언론에 우선권을 주기 때문에 본회의장 방청석에 앉을 수 있는 일간종합지와 인터넷 언론 기자들은 40여 명밖에 안 된다. 반면 사진기자들과 TV촬영기자들의 경우 국회 간사를 통해 일괄적으로 신청해 그나마 형편이 낫다.

6일 국회 미디어담당관실 앞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취재신청을 위해 기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조아라 기자
6일 국회 미디어담당관실 앞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 취재신청을 위해 기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조아라 기자

이날 오전 7시20분쯤 줄을 선 한 일간지 기자는 "불과 일주일 전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취재신청도 이렇게 (대기 줄이) 길진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문 대통령보다 한 수 위"라고 우스갯 소리를 했다. 오전 8시 반을 넘어 도착해 취재신청을 하지 못한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는 "문 대통령 때와 같이 10시에 취재신청을 받는 줄 알고 왔다가 낭패를 당했다"라며 "데크스에게 깨지게 생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각 언론사별 취재기자 1명씩만 신청이 가능해 언론사들끼리 '막내'들이 각각 자리를 잡은 경우도 허다했다. 8시 반이 지나자 선배급 기자들과 교대하는 경우, 또 아는 기자들끼리 자리를 맡아주다 눈총을 받는 경우도 발생했다. 뒷줄에 서 있던 한 중견 기자는 "내가 다 지켜보고 있다"며 "새치기 하려다간 내가 가만두지 않겠다"고 장난스레 엄포를 놨다.

9시가 되자 문을 연 국회 미디어담당관실은 일단 기자들의 출입증을 확인했다. 담당관실 관계자는 "그날 11시 연설에 앞서 8시엔 국회에 와 계셔야 한다"며 "해당 날 국회출입증이 없으면 비표 수령을 할 수 없고, 이 신분증이 없으면 본회의장에 입장할수 없다. 일시취재증 발급도 중지한다"고 설명했다.

국회 미디어담당실에서 받은 트럼프대통령 국회연설 취재신청서./조아라 기자
국회 미디어담당실에서 받은 트럼프대통령 국회연설 취재신청서./조아라 기자

보안이 강조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맞춰 취재진들 역시 방청석 보안에 협조를 해야 한다. 국회에 따르면 기존의 대통령 시정연설 등 통유리가 설치된 카메라 부스에서 촬영이 가능했지만 이번엔 보안상의 이유로 금지될 수도 있다. 실제 미국 국무부 직원들은 주한 미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국회 경내를 사전답사하는 등 보안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취재기자들은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으로 입장해 한국측 취재 기자석에서 취재가 가능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하기 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 여야 4당 원내대표 등과 환담을 가질 예정이다. 사전환담 취재가능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취재신청을 하지 못한 한 기자는 "사전환담이라도 취재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25년만에 미국 대통령이 오는 중요한 취재니 이 마저는 공개로 취재가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car4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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