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수환 전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사진)을 돕는 대가로 100억 원의 성공보수를 받기로 한 정황이 드러났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대우조선해양비리 사건과 관련,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수환 전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과 100억 원 규모의 '물밑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박 전 대표와 중앙 언론사 간부 모 주필의 배임수재 혐의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는 조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박 전 대표와 조 전 부사장 간 거래 정황이 드러난 것은 검찰이 박 전 대표의 개인 PC에서 확보한 문건 내용 일부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부터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그룹 계열사 등의 비상장 주식을 조 회장이 고가에 사들이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계획이 성공하면 최대 100억 원을 받기로 약정했다.
조 회장 역시 신문과정에서 "지난 2013년 2월 동생이 퇴사한 이후 박 전 대표가 찾아와 '조 전 부사장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으면 효성이 서초동을 가게 될 것이라며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조 회장은 지난 2015년 3월 조 전 부사장 부부가 부친인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 부부 자택을 찾아와 난동을 부린 것 역시 박 전 대표가 배후에서 조종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박 전 대표 등의 배임수재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박 전 대표가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그룹 계열사 등의 비상장 주식을 조 회장이 고가에 사들이도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계획이 성공하면 최대 100억 원을 받기로 약정했다"고 밝혔다. |
실제로 검찰이 제시한 증거자료에는 'HJ(현준)를 제압하고 충분히 겁먹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준비한 메시지 봉투를 제시하고 위법행위 리스트를 언급' 등의 내용은 물론 조 전 부사장에게 모친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지시하는 '행동 강령'이 담긴 이메일도 포함돼 있다.
박 전 대표가 조 전 부사장과 모종의 거래에 나섰다는 의혹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했을 때부터 제기돼 왔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박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과 관련 압수수색을 당한 동륭실업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효성가 분쟁'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에게 홍보컨설팅 의뢰를 받고, 대변인 역할을 도맡으며 효성 경영진에 대한 비판과 비난,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주장에 힘을 실은 정황이 검찰 조사과정에서 드러난바 았다.
이날 검찰이 제시한 증거자료에서도 '(서울)중앙지검에 보내면 (사건을) 병합할 수 있으니 다른 곳으로 갈 것', 'A변호사 외에 B대법관을 활용하는 방안 검토' 등 구체적인 지시 사항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