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을 기다리지 않은 이유…"ooo이 없어서!"
입력: 2017.11.03 16:34 / 수정: 2017.11.03 17:32

KT는 3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아이폰8 시리즈를 사전 예약한 고객을 대상으로 개통 행사를 진행했다. /광화문=이성락 기자
KT는 3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아이폰8' 시리즈를 사전 예약한 고객을 대상으로 개통 행사를 진행했다. /광화문=이성락 기자

[더팩트ㅣ광화문=이성락 기자] "아이폰X(텐)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이폰8을 선택하게 됐어요."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앞에서 만난 '아이폰8' 고객은 '아이폰X'을 기다리지 않고 '아이폰8'을 선택한 이유로 '디자인'을 꼽았다. '아이폰X'이 '아이폰'의 상징과도 같았던 홈버튼을 없앤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한 점이 불만이라는 것. 반면 '아이폰8'은 "전작 아이폰7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한 제품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 아이폰8 고객 "홈버튼이 좋아"

KT의 '아이폰8' 개통 행사 시작 전인 이날 오전 7시 50분에 만난 조덕선(26·여) 씨도 마찬가지다. 조 씨는 "아이폰 고유의 감성을 유지하고 싶어서 아이폰8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 역시 홈버튼이 사라진 것을 '아이폰X'의 문제점으로 짚었다. 조 씨는 '아이폰8플러스' 64기가바이트(GB) 실버를 구매했다.

비싼 가격도 부담이다. 애플코리아가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아이폰X'의 가격은 64GB 기준 142만 원이다. 256GB 내장메모리를 탑재한 모델의 경우에는 163만 원에 달한다. 이동통신사를 거친 출고가는 이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역대급 몸값'에 '아이폰' 충성 고객마저 놀랍다는 눈치다. 64GB 기준 '아이폰8'의 출고가는 94만6000원이다.

대학생 김혜지(22·여) 씨와 직장인 정솔이(25·여) 씨는 '아이폰X'에 대해 "홈버튼이 없는 디자인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비싼 가격도 신경 쓰였다"고 공통된 의견을 줬다.

이날 만난 고객들은 아이폰X을 기다리지 않고 아이폰8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홈버튼이 있는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광화문=이성락 기자
이날 만난 고객들은 '아이폰X'을 기다리지 않고 '아이폰8'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홈버튼이 있는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광화문=이성락 기자

'아이폰8' 고객의 이같은 반응은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업체 '두잇서베이'가 전국 10~50대 남녀 25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을 구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디자인(30.3%)이 1위를 차지했고, '아이폰'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가격(51.4%)이 1위로 꼽혔다. 즉, '아이폰' 구매를 앞둔 고객은 디자인과 가격을 많이 따진다는 것이다.

◆ 차분했던 아이폰8 개통 행사

KT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아이폰8' 사전 예약 고객 100명을 초청해 개통 행사를 진행했다. 1호 개통 고객은 지난달 31일 오후 2시부터 대기한 취업준비생 이규민(27) 씨로 결정됐다. 약 66시간을 대기한 이 씨에게는 데이터 무한 요금(76.8 요금제) 1년 지원과 '애플워치' 시리즈3 제공 등 150만 원 상당의 혜택이 주어졌다.

이 씨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특별한 추억을 가지려면 한 번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 역시 '아이폰8' 구매 이유로 디자인을 꼽았다. 그는 "홈버튼이 있는 마지막 단말기라는 생각에 아이폰8을 선택했다. 특히 기존 아이폰의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대되는 기능에 대해서는 "최신 프로세서 A11 바이오닉 칩이 탑재됐다고 하니, 보다 더 빠른 성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기존 '아이폰' 개통 행사에 비해 다소 차분하게 진행됐다. 비가 내리는 날씨 탓도 있지만, 제품 자체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덜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개통 2호 고객은 전날(2일) 오후 4시가 돼서야 나타났다. KT는 이번 개통 행사에서 지난해('아이폰7' 행사 당시 230만 원 상당의 혜택 제공)와 비교해 혜택을 줄이고, 연예인 게스트를 초청하지 않았다.

KT의 아이폰8 1호 개통 고객인 이규민(27) 씨가 아이폰8을 받아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화문=이성락 기자
KT의 '아이폰8' 1호 개통 고객인 이규민(27) 씨가 '아이폰8'을 받아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화문=이성락 기자

'아이폰8' 예약 판매 실적은 '아이폰7'의 60~7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록 디자인과 가격에서 지적받았지만,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아이폰X'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기존 아이폰 행사보다 축소된 게 맞다. 이번에는 연예인도 오지 않아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아이폰X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는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이폰8은 세계적으로 크게 흥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줄 세우기' 행사를 지양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이폰8' 개통 행사를 각사 특색에 맞게 진행했다. SK텔레콤은 '문화가 있는 개통 행사' 콘셉트로 추첨을 통해 40여 명의 고객을 초청했다. LG유플러스도 30명의 '아이폰' 마니아만 초청해 '아이폰8' 특장점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KT만 전통적인 '줄 세우기'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국내에 '아이폰'을 최초로 출시한 이동통신사로서 개통 행사도 전통적인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T스퀘어를 찾은 아이폰8 고객이 개통을 하고 있다. /광화문=이성락 기자
KT스퀘어를 찾은 '아이폰8' 고객이 개통을 하고 있다. /광화문=이성락 기자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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