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으로 보는 정치] 고령화된 민주당
  • 박형남 기자
  • 입력: 2011.10.06 11:34 / 수정: 2011.10.06 11:34


정치인은 늙으면 안된다는 말이 있다. 젊고 활력적인 이미지의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 또는 열광은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말이 생긴 것 같다. 이처럼 젊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대중에게 심어줬던 정치인의 효시는 미국 민주당의 케네디 대통령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클린턴, 오바마로 이어지는 ‘젊고 매력적인’ 정치인의 계보는 보수 성향인 공화당 보다는 진보 성향인 민주당에서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이 장충체육관에서 있었다. 최종 투표율은 59%로 경선은 ‘흥행 대박’이었으며, 52.15%의 지지를 받은 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가 45.57%의 박영선 후보를 제치고 통합후보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언론과 선거 관계자들의 시선은 투표 시간 종료를 앞두고 물밀 듯 들어온 20, 30대 젊은 투표자들에게 더 꽂힌 것 같다.

확실히 경선 현장 분위기는 오전과 오후가 달랐고 이에 따라 선거관계자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특히 2시 이후 현장을 찾는 20, 30대가 5시 이후엔 거의 줄을 서듯 많아지자 곳곳에서 '박원순이 이겼다'는 연호가 터져 나왔다.

그날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이미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의 복장만으로도 누가 박원순 지지층인지, 박영선 지지층 인지를 식별해 낼 수 있었다는 데에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민주당이 고령화됐다', '젊은 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민주당' 등의 기사들은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적지 않은 고민과 과제를 안겨 주었을 것이다.

실제 20,30대 젊은 층이 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또 정당이란 곳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은 비단 민주당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독설로 유명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역시 "투표장에 젊은 층이 나오지 않길 바라는 정당은 미래가 없다"고 한나라당을 향해 일갈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젊고 활력적인 정당의 이미지를 어떻게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을까. '젊다'라는 이미지는 '변화', '유연', '진취', '도전' 등의 단어들도 동반하는 상(象)인데, 정당에 대해 이러한 느낌을 갖게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 걸까.

언뜻 생각해보면 정당의 대표인물을 젊은 사람으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음 세대의 인물들을 부상시켜 전면에 내세운다면 이들을 통해 유권자들은 젊은 정당의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때문에 이번 경선에서 패배한 박영선 후보같은 사람은 민주당의 이미지를 바꿔줄 수 있는 좋은 자산이다.

또 그 정당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바람몰이를 하던 요인 중 하나는 유모차를 끈 젊은 부부들이 노무현을 보기 위해 정치집회 현장을 찾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신인류처럼 느껴졌었고 이들이 지지하는 후보 역시 신선하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또한 '나이든 남자 어른'만이 정치 집회 현장을 찾는다는 통념을 바꾸면서 자유로운 정치의 '가풍'을 보여 주었다.

따라서 이러한 새로운 스타일의 정당 문화를 만드는 것이 현재 민주당이 고민해야 할 내용인 것 같다.

그런데 서울시장 경선에서 나타난 '나이 든 민주당을 젊게 하라'는 민주당의 과제는 엉뚱하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튈 수도 있을 것 같다. 곧 60대에 접어드는 박근혜 전 대표 옆에 40대의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밀착 동행하면서 그 전에는 그다지 크게 느끼지 못했던 '오울드'와 '뉴'의 대비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고 나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에게 주어지는 숙제가 '고령화된 박근혜를 젊게 하라'가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젊다는 것'은 생물학적 나이의 문제가 아닌 가치와 정신과 스타일의 문제임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이은영 기획위원ㅣ아이앤리서치컨설팅 이사]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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