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안 할거야? 벌금내" 저조한 투표율 극복한 '묘약'들
  • 박바른 기자
  • 입력: 2011.04.14 11:07 / 수정: 2011.04.14 11:07

[더팩트 l 박바른 인턴기자] 4·27 재보선 출마 후보자까지 모두 확정되며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저조한 투표율은 여전히 걱정거리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하철이나 백화점, 등산로 등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방안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투표 무관심 현상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닐 터. 유권자를 투표소로 데려오기 위해 다른 나라들은 과연 어떤 방책들을 쓰고 있을까. 투표율 제고에 효과를 보고 있는 몇 가지 방안들을 살펴봤다.

◆ 당근보단 '채찍' 의무투표제(compulsory voting)

의무투표제는 말 그대로 유권자가 의무적으로 선거일에 투표장에 오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제도는 유권자의 권리보다는 의무를 강조하고 있어,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시 일정한 벌칙이나 불이익이 부과된다.

불이익을 주는 방법은 다양하다. 의무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는 32개국 중, 호주와 아르헨티나는 각각 20AUD, 10-20 페소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아예 석 달 동안 자기 은행계좌에서 봉급을 인출할 수 없다. 또 벨기에는 유권자가 15년 동안 4회 이상 투표에 불참할 시 10년간 투표권을 박탈하고 있다.

강경책인 만큼 투표율 제고에는 즉효를 발휘하고 있다. 호주와 싱가폴은 투표율이 90%를 웃돌고 있고, 터키나 페루, 칠레 등의 국가들도 80%를 넘는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페널티 방안을 구상해왔지만 '투표자유권 침해'에 대한 우려 탓에 논의가 보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 "늦게라도 투표하세요" 투표 마감 시간 연장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일본은 투표 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원래 일본의 투표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투표참여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자 1998년부터 투표 마감 시간을 두 시간 연장했다.

결과는 대체로 효과적이었다. 1996년 제41회 중의원선거에서 59.7%였던 전체 투표율은 2000년 62.4%로 상승했다. 연장된 시간만 떼어놓고 봤을 때에도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제도 도입 후 2001년 참의원선거에서는 총 투표자의 무려 15.65%가, 2003년 중의원선거에서도 9.56%가 연장시간에 투표했다.

일본에서 이 같은 방법이 유효하게 작용하면서, 우리나라도 유사 제도를 도입하자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재·보궐선거에 한해서만 오후 8시까지 투표 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 에스토니아 ID 카드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블로그)
▲ 에스토니아 ID 카드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블로그)

◆ '유비쿼터스 시대'엔 인터넷 투표

투표율을 높이는 데는 인터넷 투표도 '묘약'이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투표를 가능케 해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과 시간적 제약을 해소시키는 제도다. 특히 인터넷 투표는 전자투표의 가장 선진화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최초로 실행에 옮긴 나라는 동유럽의 에스토니아다. 에스토니아는 2005년 전자칩이 내장된 ID카드를 컴퓨터에 연결된 판독기에 넣는 방식으로 인터넷 투표를 시범 실시했고, 2007년 총선에서는 모바일투표로까지 확대시켰다. 그 결과 투표율 상승은 물론, 군소정당들이 원내 진입을 위한 득표 저지율 5%를 넘기는 등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단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캐나다도 2013년 중간선거부터 유사 제도를 시험적으로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상태다.

물론 인터넷 투표는 비밀투표 원칙이 와해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보 격차, 세대별 활용도 차이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국가들은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선거 방식으로 인터넷 투표를 눈여겨보고 있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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