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두고 '알맹이 없는 사과' 비판…지지율 다시 최저치
"변화·쇄신하겠다" 김 여사 순방 불참·휴대전화 교체 등 조치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또다시 '불통' 논란에 휩싸이며 반전을 만드는 데 실패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대통령실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지만 또다시 '불통' 논란에 휩싸이며 반전을 만드는 데 실패한 모습이다.
다가오는 대통령 순방에 김건희 여사가 함께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 담화에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숙여 사과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여러 차례 '잘못'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다' 등 표현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윤 대통령의 사과가 와닿지 않는다는 여론이 거세다.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을 해야 되는데 이렇게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쳤다" "(명 씨 같은) 사람들과 관계는 대통령인 제가 좀 제대로 관리했어야 되는데"와 같이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사과의 배경을 설명했을 뿐 무엇 때문에 사과를 하는지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명확히 해달라는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답을 피했다.
그동안 각종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내외부적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던 모습을 되풀이한 셈이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알맹이 없는 사과"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렸다" "대국민 사과가 아니라 대국민 훈시"라며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기자회견 당일이 조사 날짜에 포함된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떨어진 17%를 기록했다.
1주 전 조사에서 19%를 나타내 취임 이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더 추락했다. 직무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는 '김건희 여사'(19%)가 가장 높았다. 4주 연속 김 여사 관련 문제가 경제·민생과 함께 부정 평가 이유 최상위에 올랐다. 이 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진행 중인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결국 각종 논란에 정면돌파를 선택했지만 진화에 실패한 형국이다. 당초 이달 말로 계획했던 기자회견을 앞당기고, 형식도 담화에는 15분만 쓴 반면 질의응답을 125분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궁금증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내용 등을 토대로 후속 조치에 나섰다. 다만 직접 국민들 앞에 나서 사과하고도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 만큼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먼저 다가오는 대통령 순방에 김 여사가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김 여사의 활동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모습이다. 김 여사의 일정과 메시지 등을 관리하는 2부속실도 조만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당일 제2부속실장 발령을 냈고, 사무실 공사도 거의 끝났다고 직접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영부인으로서 적절치 않은 인사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논란에 대응해 대통령 부부가 취임 전부터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변화와 쇄신에 힘쓰겠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8일 "어제 담화는 대통령과 대통령실 입장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 기본적 인식을 갖고 진행했다"며 그런 인식에 기반해 변화와 쇄신을 시작했고, 앞으로 계속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변화를 통해 국민 신뢰와 신임을 얻도록 치열하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hone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