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관리위 보고도 없었다…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윤상현"
'경선 때 연락 끊었다' 진위 논란엔 "기억에 남을 정도 아니라서"
대통령실이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명태균 씨와 통화 녹취를 두고 "공천을 지시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이 29일 오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대통령실이 31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명태균 씨와 통화 녹취를 두고 "공천을 지시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로 내놓은 공식입장에서 "윤석열 당시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윤 당선인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이준석 당시 당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전략공천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 글을 발췌해 덧붙였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명 씨 사이의 2022년 5월 9일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을 좀 해줘라'고 그랬는데 말이 많아.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 고맙다"고 화답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내용이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천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통화) 다음날인 5월 10일, 국민의힘은 실제로 김 전 의원을 공천했다. 공천거래가 있었다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이자 헌정질서를 흔드는 위중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말했다.
이 통화 내용은 대통령실이 이달 초 내놓은 명 씨 관련 공식입장과 상반되는 지점이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당 고위당직자와 정치인을 통해 명 씨를 단 두번 만났고, 경선 막바지쯤 명 씨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을 받아들여 통화 또는 문자를 주고받은 기억이 없다는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통화가 이뤄진 시점은 2022년 5월 9일로 이미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시기다. 결국 첫 해명 당시 대통령의 '기억'이 틀렸다는 식으로 이번에 재차 해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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