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요건 및 '탄핵 남발' 부담 가중
실제 수사 관여한 이창수·최재훈 검사 탄핵은 예정대로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추진을 보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추진을 보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등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실제로 수사했던 검사들에 대한 탄핵은 예정대로 추진한다.
앞서 민주당은 김 여사 사건이 무혐의 처리된 데 대해 검찰 수장인 심 총장의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로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심 총장이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였다는 등 탄핵의 법적 요건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당내 우려와 함께 '탄핵 남발' 지적으로 인한 역풍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지검장과 최 부장검사 등에 대한 탄핵은 예정대로 다음 달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30일 YTN 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에서 '철회하는 거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면서 "검찰총장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에 대한 것은 형식적으로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배제했던 상태"라고 답했다.
다만 한 대변인은 "총장은 일단 제외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관련된 수사를 책임졌던 분들에 대한 것은 추진된다"고 했다. 그는 "지금 돌이켜봐도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된 것 같지 않다"며 "수사를 제대로 못 한 것뿐만 아니라 바로 들통날 거짓말까지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타당하거나 충분한 이유는 된다"고 강조했다.
한 대변인은 "공무원들은 비위를 저지르면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거나 사법적 절차가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검사들만 피해 간다"고 탄핵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영부인이 관련된 정치적 사안이고 실제 사법적으로 4년 6개월 동안 수사를 안고 있었던 사건"이라며 "지금이야 대통령이 검사 출신이지만 그 힘으로 가고 있지만 저는 이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이 수사의 부당함을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또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의 핵심 측근인 정성호 의원도 "탄핵은 신중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탄핵이라는 건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 안 되지 않겠냐(는 취지)"라며 "그런데 심 총장이 직접적으로 최근 도이치모터스 사건 무혐의 등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는지 사실 조금 애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법적요건을 잘 갖춰야 한다. 위헌·위법행위가 중대하고 명백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