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통령실서 면담…'김여사 논란' 주요 의제 전망
재보궐선거 선방으로 입지 다진 한동훈, 세가지 요구 공식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만남에서 한 대표가 요구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요구가 수용될지 이목이 쏠린다. 윤 대통령이 7월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신임 당 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신임 당대표와 기념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만남에서 한 대표가 요구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요구가 수용될지 이목이 쏠린다.
최근 김 여사 관련 의혹이 더욱 확산되면서 여권 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각이 만만찮은 상황에서 재보궐선거 선방을 이끈 한 대표가 공식적으로 관련 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 형식으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 대표는 면담 일정이 공개된 직후 "변화와 쇄신 필요성, 그리고 민생현안들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번 면담 의제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을 비중 있게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여사의 공천개입 등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 씨가 폭로를 이어가면서 여론이 더욱 들끓는 가운데 한 대표가 김 여사에 대한 조치를 강도를 높여가며 여러 차례 요구했기 때문이다.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식적으로 세가지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기존에 언급했던 대통령실 인적쇄신, 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과 함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관련 일로 모든 정치 이슈가 덮이는 게 반복되면서 정부의 개혁추진이 국민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의 무리한 정치 공세도 있지만 그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이 있었고 의혹의 단초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민심이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특히 "국민들께서 이번 선거를 통해서 저희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셨고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논란이 최근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어려움을 가중시킨 점을 상기하며 요구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치러진 재보궐선거 직전까지 국정감사에서 야당의 공세와 명태균 씨의 폭로가 지속되며 김 여사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그러면서 여당 텃밭인 부산 금천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선거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도 커졌다. 선거 전날에는 명 씨와 김 여사가 메신저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내용이 공개되며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그간 명 씨의 의혹 제기에 대응을 자제하던 대통령실도 이에 대해서는 즉각 '대화 속 오빠는 친오빠를 지칭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한 대표는 이런 정국 속에서 재보궐선거에서 텃밭 두 곳을 모두 사수하며 대표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리스크가 더 커지기 전에 김 여사 논란을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자연히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런 요구를 무작정 외면하기는 어려운 형국이 됐다.
다만 친윤계(친윤석열) 의원들 사이에서는 한 대표가 지나치게 몰아붙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8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인터뷰에서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영부인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정치생활 21년에 처음 본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말씀"이라며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수세적으로 몰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런 발표는 독대 자리에서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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