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에 한남동 나와 삼청동으로
다시 궁정동 이전...이사에만 20억원 넘게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자 삼청동으로 이사를 간 외교부가 최근 공관 일부를 궁정동으로 재이전했다. 장관 공관 이전에만 20억원이 쓰이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제기된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한남동 관저 전경.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자 삼청동으로 이사를 간 외교부가 최근 공관 일부를 재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예산이 낭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 6월 3억2000만원을 들여 삼청동에 있던 외교부 장관 주거동을 궁정동으로 옮겼다. 외교부 장관 공관은 장관이 거주하는 주거동, 외교 행사를 치르는 행사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주거동을 궁정동으로 옮기고, 행사동은 삼청동에 남겨둔 것이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022년 윤 대통령 취임 후 한남동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쓰이자 삼청동 대통령 비서실장 관저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행사동과 주거동 정비에 각각 15억5000만원과 3억500만원이 사용됐다. 이번 주거동 재이전까지 포함하면 장관 공관 이전에만 20억원이 넘게 쓰인 셈이다.
특히 3억원을 넘게 들였던 삼청동 주거동은 1년 3개월 만에 빈집이 됐고, 새로 이전한 궁정동 주거동은 윤 대통령 취임 때부터 비어있던 곳으로 예산 낭비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행사가 개최되는 삼청동 행사동은 지난 8월에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외교 행사는 행사동이 아닌 호텔에서 이뤄졌고 약 81억30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문재인 정부의 5년간 외교부 장관 주재 호텔 행사료가 24억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세 배가 넘는 액수다.
홍 의원은 "지난 2022년 11월 외통위 예산소위에서 진입로 협소 및 접근성과 관련해 확장 공사 등 이를 시정하기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외교부는 그러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단호히 밝혀놓고 접근성을 이유로 공관 주거동을 이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청동 행사동 역시 여전히 접근성과 주차 편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행사동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향후 중요한 행사는 계속 호텔이나 다른 곳에서 진행된다면 불필요한 예산 낭비는 끊임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