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6일 당론채택…발의·본회의 처리 시점 저울질
'이재명 방탄' 지적도…국민여론·대통령 거부권 등 과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故 김문기·백현동 허위 발언'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와 공소청을 신설하는 검찰개혁 3법(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처법·검찰청폐지법) 성안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 발의, 처리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검찰개혁 입법 공조는 22대 국회 임기 시작 전부터 예고됐다. 검찰개혁은 두 당의 지난 4·10 총선 공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법안은 지난달 28일 혁신당이 발의한 '검찰개혁 4법'(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법, 수사절차법,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병합심사될 전망이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25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검찰개혁 법안이 성안됐고 발의 시점을 논의 중"이라며 "정책의원총회와 지도부 회의를 거쳐 내일 오전에나 방침이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해당 법안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지난 4·10 총선이 끝난 직후 검찰개혁 입법을 통해 '검찰개혁 시즌 2' 추진 의지를 밝혀왔다. 양당의 검찰개혁법은 검찰청이 수사·기소 권한을 독점해 남용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기소, 수사 기관을 분리하겠다는 점에선 공통적이다. 그러나 수사 기관을 어느 부처 산하에 둘 지, 구체적인 수사 범위를 어떻게 할 지, 검사의 지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등 세부 내용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민주당은 수사 기관의 이름을 '중수처'로 국무총리실 아래, 혁신당은 이름을 '중수청'으로 법무부 아래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혁신당 검찰개혁안의 '수사절차법 제정안'에는 불구속 수사 원칙, 증거수사주의, 별건·타건 수사금지 등 인권 보호 규정이 담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남윤호 기자 |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이고 민주당과 혁신당 의석 수만 180석을 넘는다. 야당 단독으로라도 국회 본회의 통과가 가능하단 얘기다. 그러나 검찰개혁 현실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라고 반발하는 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 야권이 검찰개혁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대통령 거부권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지 등이 과제로 꼽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검찰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만큼 국민들에게 검찰은 통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비치고 있고, 수사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검찰 권력을 분산하고 수사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겠지만 문제는 왜 지금이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검찰이 최근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에 2년을 구형한 상황에서 검찰개혁 입법 추진은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견제구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평론가는 "검찰개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민생"이라며 "민주당이 시급한 의료대란 등 민생 입법을 주도한다는 이미지를 먼저 구축해야 검찰개혁 입법도, '검찰개혁이 민생과 직결된다'는 민주당 주장도 여론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도 통화에서 "개혁의 방향과 속도에 대해 일반 국민 관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며 "일선에서는 기존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가 지연돼 불편함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