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추천 국내 여행지<상>] 조용히 머리 식힐 곳, 어디 없나요
입력: 2024.09.15 06:00 / 수정: 2024.09.15 11:01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 추천
'이색 체험' 원한다면 경기, 쉬고 싶다면 강원


여름 휴가철의 인천국제공항. /박헌우 기자
여름 휴가철의 인천국제공항.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벌써 9월이냐"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뜨거웠던가. 어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머리를 식히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때다. 마침 올 추석연휴는 주말을 포함해 5일. 뒤에 휴가를 이틀 붙여 쓴다면 9일을 쉴 수 있는 셈이다. 지금이 기회인 것 같기도 한데, 막상 가려고 하니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더팩트>가 '지역전문가'인 지역구 의원들에게 물었다.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 있나요?"

◆ 거대 도시 서울의 '오아시스' 같은 휴식처

전통과 문화, 그리고 빵이 있는 곳. 서울 성북구 얘기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서울 성북갑)이 추천하는 곳은 "법정스님의 정신이 살아있는 길상사". <무소유>의 법정스님이 계셨던 곳인데, 시작부터 깊은 사연이 있는 사찰이다. 길상사 자리는 과거 '기생집'이라고 불렸던 요정 대원각이 있었다. 군사정권 시절 '3대 요정' 중 한 곳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등 고위급 인사들의 비밀 회동이 자주 이뤄졌다고 한다. 길상사는 대원각의 주인 김영한이 <무소유>에 감명받아 법정스님에게 대원각을 기부하면서 세워지게 됐다.

불교 사찰임에도 천주교와의 인연이 깊은, '종교 대화합'의 상징 같은 곳이다. 1997년 개원법회에는 김수환 추기경이 개원 축사를 했었고, 천주교 신자이자 '교회 조각의 대가'인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가 조각한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기생 김영한과 시인 백석의 사랑 얘기도 남아있다. 넘치는 사연과 이야기 못지않게 불교 문화 체험에도 충실하다. 사찰 체험 및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대중들의 수행공간인 길상선원과 침묵의집이 있다.

김 의원이 추천하는 코스는 나폴레옹과자점→간송미술관→심우장→한국가구박물관→길상사→청와대. BTS 뮤직비디오에도 나와 화제가 된 가구박물관은 아쉽게도 재정비 중으로 현재 관람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석조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옛돌박물관도 참고. 김 의원은 "성북구는 서울에서 최초로 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된 곳이고, 서울 도성 밖에서 문화재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며 "역사문화지구와 외교단지를 꼭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의 길상사. /길상사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 성북구의 길상사. /길상사 홈페이지 갈무리

김영배 의원의 바로 옆 지역구에 있는 김남근 민주당 의원(서울 성북을)은 '성북사찰기행'을 추천했다. 머리 식히기로는 아무래도 절이 좋은 모양. 봉국사→흥천사→길상사→한용운 생가→보문사→진각종으로 이어지는 코스. 서울의 사찰로는 은평구의 진관사를 빼놓을 수 없다. 여성 승려인 비구니절로, 사찰음식이 매우 유명하다. 한옥마을이 함께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서울 은평을)의 강력추천.

서울에서 걷기 좋은 곳이라면 아마도 종로구의 한양도성 성곽길일 것이다. 인왕산을 시작으로 한 등산코스로 가는 길이 있다. 곽상언 민주당 의원(서울 종로)은 이와 함께 경복궁에서 송현광장→인사동 골목→창덕궁·창경궁→대학로로 이어지는 '궁궐코스'를 추천했다. 곽 의원은 특히 "화려한 듯 화려하지 않고 따스한 느낌의 창덕궁"을 최고로 꼽았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서울 서대문을)의 추천은 안산자락길과 홍제폭포. 떠오르는 서울의 관광명소다.

◆ 떠들썩하게 놀고 싶을 때도,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을 때도 '강원'

쉬고 싶다면 일단 강원도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핫플레이스' 가득한 강원이지만 혼자 조용히 쉬기에 좋은 곳도 강원이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한군데만 꼽기 힘들다"면서도 "혼자 쉬러 가는 거면 삼척 활기치유의 숲을 추천한다"고 했다.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있다"면서.

활기치유의숲은 자연과의 교감 등을 통한 스트레스 감소, 즉 '치유'에 초점을 맞췄다. 가벼운 우울증엔 숲의 녹색과 맑은 공기, 고요함, 산책만큼 좋은 게 또 없다. 여기서는 이와 함께 족욕, 온열치유, 요가, 명상, 힐링다도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한다. 마룡소 폭포에서 용소폭포까지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물소리길'도 유명하다.

활기치유의숲 트리하우스. /활기치유의숲 홈페이지 갈무리
활기치유의숲 트리하우스. /활기치유의숲 홈페이지 갈무리

자연과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인생샷'도 찍고 싶다면 영월의 '젊은 달 와이파크'가 있다. '젊은 달'은 '영월'을 '젊다'는 뜻의 영어 'young'으로, 한자 달 월(月)자로 해석해 지은 이름이다. 8000평의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설치미술, 조형, 회화, 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의 설명에 따르면 "어디서 어떻게 찍든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이다.

강원을 가장 '강원답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춘천 아닐까. 허영 민주당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은 "소양댐 거쳐 청평사에 들렀다가 막국수 먹기"를 추천했다. 소양호 안 섬에 있는 청평사는 그 자체로 낭만이다. 청평사 초입에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는 것도 빠질 수 없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인 삼악산에 가보는 것도 좋다. '악산'이라는 이름답게 험하고 거치니 케이블카를 타는 것도 방법이다. 허 의원의 추천 코스는 "삼악산 케이블카 타고 닭갈비 먹기"다.

◆ 혼자해도 괜찮을까? 이색 체험은 경기에서

서울을 벗어나 경기로 가면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먼저 경기 이천시. 5000평이라는 초대형 규모의 카페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이진상회'가 있다. 이천이 쌀이 유명한 만큼 쌀로 만든 메뉴들이 많은데 시그니처 메뉴인 '순쌀밥한공기'가 소셜미디어에 가장 많이 나오는 듯하다. 도자기갤러리와 산책로도 놓칠 수 없는 코스다.

이진상회와 함께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경기 이천)의 추천 중 하나는 '예스파크'. 50여개의 도자기 공방이 자리한 마을로, 도자기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다. 라드라비 아트 앤 리조트는 드라마 <더 글로리>에 나온 연진이의 결혼식 장소로도 유명하다. 독일식 대형 스파를 표방한 테르메덴과 '공룡'을 테마로 한 공룡수목원, '돼지'를 메인으로 다양한 동물들을 체험할 수 있는 피아뜰(돼지박물관)이 있다.

경기 안성시에서는 '조선의 아이돌'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바우덕이는 남성으로 구성된 남사당 최초의 여성 꼭두쇠(우두머리)였다고. 특히 10월 초에는 남사당패를 주제로 한 '바우덕이 축제'가 열리니 참고. 아울러 윤종군 민주당 의원(경기 안성)은 남사당의 근거지였던 청룡사를 비롯해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석남사, 어사 박문수의 전설이 깃든 칠장사 등 '천년고찰' 세 곳을 추천했다. 윤 의원은 "중요한 시험이 있다면 꼭 칠장사에 들르라"는 말도 곁들였다.

노을 속에 진행된 2023 거북섬 해양축제 모습./시흥시
노을 속에 진행된 2023 거북섬 해양축제 모습./시흥시

경기 시흥시에서는 4계절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세계 최대규모이자 아시아 최초의 인공서핑장인 '웨이브파크'가 있기 때문이다. 시흥시는 해양레저복합단지를 목표로 인공섬인 '거북섬'을 만들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경기 시흥갑)의 말로는 "낙조가 멋있고 경관다리가 아름답다"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단체로 간다면 캠핑형 바비큐장도 참고하면 좋다.

걷는 걸 좋아한다면 김용민 민주당 의원(경기 남양주병)이 추천하는 "조안면 일대"를 가보자. 그는 "다산생가 근처가 산책하기 좋다. 마재성당 등에 가보라"고도 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을)은 "북한산과 행주산성"을, 이수진 민주당 의원(경기 성남 중원)은 "남한산성과 성남시 식물원, 대원공원 산책"을 권했다. 이소영(경기 의왕·과천)은 "백운호수와 왕송호수, 서울대공원 둘레길, 관악산, 청계산"을 언급했다.

경기 아래 충청권으로 내려가면 교통의 요지 대전이 있다. 걷기 좋은 곳들이 많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대전 서을)은 "갑천 습지"를 추천하며 "도심 속에 있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습지"라고 소개했다. 박 의원이 자주 가는 도솔산도 걷기 좋은 곳. 조승래 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갑)은 "수통골이 아주 좋다"고 했다. 물론 대전에 갔다면 '성심당'은 무조건이다.

대전을 지나 충남 천안시로 가면 독립기념관이 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충남 천안병)은 "제 지역구는 아니지만 독립기념관과 유관순열사유적은 꼭 가봐야 한다"고 했다. 병천시장 순대국밥도 이 의원의 추천 중 하나.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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