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 도발에 흥분 못 감춰
"이민자들이 개 식용"...거짓 주장도
토론 종료 후 여론조사, 해리스 63%
미국 대통령 선거 첫 TV 토론을 지켜본 등록 유권자 63%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해리스의 미끼를 덥석 물었다며 평정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해리스는 미끼를 던졌고, 트럼프는 덥석 물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첫 TV토론을 마친 가운데 외신은 해리스의 손을 들어줬다. 해리스는 토론 과정에서 다양한 몸짓과 표정으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반면, 트럼프는 고성을 지르는 등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10일(현지시간) ABC 주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 열린 미국 대선 후보 TV 토론은 두 후보의 악수로 시작됐다. 해리스는 먼저 트럼프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고, 트럼프는 큰 움직임 없이 제자리에서 그의 손을 잡았다.
미국 CNN 방송은 해리스가 토론 내내 트럼프의 화를 돋웠고, 그의 시간을 모두 빼앗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CNN은 트럼프가 통제 불능의 모습을 보이며 거짓을 사실로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토론 과정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개를 잡아먹는다고 주장했고, 낙태권과 관련해 해리스가 출생 후 사형 집행을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사회자 린지 데이비스는 "그런 일은 공식 확인된 바 없다"며 "출생 후 아기를 죽이는 것을 합법화한 주는 미국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해리스가 침묵으로 대신하는 동안 트럼프는 사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축소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의 도발에 트럼프가 쉽게 넘어갔다고 꼬집기도 했다. 해리스는 토론 과정에서 트럼프를 향해 "2020년 대선에서 8100만명에게 해고됐다"고 말했다. 해리스가 언급한 8100만은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얻은 득표수다. 당시 트럼프는 7400만표를 얻었다. 뉴욕타임스는 해리스의 전략에 "트럼프가 눈에 띄게 화가 났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의 ABC 인터뷰를 인용해 "해리스는 매우 잘 준비했고 함정을 놨다"며 "잘 준비된 사람과 준비되지 않은 사람의 차이"라고 전했다.
보수 성향 온라인 매체 '타운홀'의 정치 에디터 가이 벤슨은 "트럼프는 준비가 부족했고 집중하지 못했으며 많은 포인트를 잃었다"며 "(해리스의) 미끼를 덥석 물었고, 몇 번의 괜찮은 포인트를 얻기는 했지만 많은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을 지켜본 등록 유권자들도 해리스의 손을 들어줬다. CNN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 605명 중 63%는 해리스가 더 나은 역량을 보여줬다고 응답했다. 트럼프는 37%에 그쳤다. 앞서 토론 전에는 해리스와 트럼프가 각각 50%로 동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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