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비판 이어지자 응급실 창은 윤 대통령
외교부 긴급 대처…이스라엘 체류 국민 전원 귀국길
의사 출신인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일 의료인으로 추정되는 이에게 특정 환자의 수술을 부탁한 정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한 주 앞뒀는데도 설렘보다는 오히려 불안을 호소하는 국민이 많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료인들이 대거 현장을 이탈하면서 의료공백 사태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등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하는 등 생명과 건강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국민의 불만과 우려가 크다.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단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경기북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격려하고 필수의료 등 지원을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의사 출신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환자 수술에 대해 부탁한 듯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야당 의원이 추석 선물을 돌려보내며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당 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에게 받은 추석 선물을 반송했다는 인증 글을 올렸다. "정상적 기능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국회를 강하게 비판했던 윤 대통령에 대한 적개감이나 반감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모습이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여야 대표 회담에 나섰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신발을 바라보는 장면도 화제였다. 한편 종교 행사 참석차 이스라엘로 떠난 우리 국민이 모두 현지에서 출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동안 휴대폰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 /뉴시스 |
◆'빽 없이 아프면 어떡하지?'…인요한 '수술 부탁' 문자 논란
-국민의힘 의료개혁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요한 최고위원의 문자메시지가 논란이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환자 수술에 대해 부탁하는 듯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특혜 논란이 제기되면서야. 보도된 사진을 보면, 인 최고위원이 누군가로부터 '부탁한 환자 지금 수술 중. 조금 늦었으면 죽을 뻔. 너무 위험해서 수술해도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야'란 문자를 받고 '감사 감사'라고 답장했어.
-정치권에서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오던데?
-대학병원 의사는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기에 현행법 위반일 수 있다는 주장이야.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사진이 보도된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에게 "국회의원이 병원에 수술을 청탁하는 것은 김영란법 위반 아닌가"라고 물었어. 유 위원장은 "지침에 위반했다면 당연히 (청탁금지법) 위반일 수도 있겠다"고 답했어. 권익위는 오기형 민주당 의원의 요구에 따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알 수 없어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답변을 드릴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어. 다만 "사회상규 등 청탁금지법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거나 판례상 단순한 선처나 편의의 부탁인 경우 부정 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어.
인 최고위원은 '환자 수술 청탁' 논란에 대해 "'수술을 잘 해달라'는 부탁을 했을 뿐 수술을 빨리 받게 해달라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새롬 기자 |
-인 최고위원의 입장은 뭐야?
-인 최고위원은 "집도의가 이미 정해졌고 그 집도의와 내가 아는 사이니 '수술을 잘 부탁합니다' 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청탁이 아니라는 반박했어. 또, 기자들에게 "이름도 모르는 어떤 목사가 제 전화번호를 알고 연락이 와서 '그 의사가 믿을 만 한 사람인가'라고 묻길래, '굉장히 좋은 의사'라고 답했다"며 "그랬더니 '집도의로 정해져서 수술받게 됐는데, 좀 부탁할 수 있느냐'고 해서 '전화 한 통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어.
-국민이 오해할 만하지 않나 싶어. 응급 환자들이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 출신인 인 최고위원의 이런 문자는 충분히 공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봐. 소위 '빽' 없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지 않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인 최고위원의 연락처가 담긴 명함 사진을 온라인상에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여.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권역의료응급센터를 찾아 응급실 운영 상황 등을 점검을 하며 의료진의 설명을 듣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
◆"비상진료 원활" 尹, 응급의료센터 전격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밤 경기 의정부 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비공개로 방문해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을 격려하고 의견을 청취했어. 갑작스러운 일정 아니냐는 의심이 많더라고.
-아마 윤 대통령의 응급실 방문 시점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의료 현장 방문 이후라는 점에서 그렇게 볼 수도 있을 듯 한데, 실제 그렇진 않아.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 대표의 행보와 관계 없이, 내부적으로 지난주부터 윤 대통령의 의료현장 방문을 검토했다고 밝혔어.
-왜 윤 대통령은 의료 현장으로 갔을까?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비상진료 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며 응급 의료 마비설을 일축했잖아.
-의료 공백에 따른 여파로 일부 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는 등의 상황까지 이르렀고,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정부를 향한 국민의 불신과 걱정을 덜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많아. 윤 대통령의 인식이 현장 상황과 동떨어져 있다는 의료진과 야당의 비판도 많았었고. 심지어 여당 일각에서도 "응급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왔었지.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권역의료응급센터를 찾아 응급실 운영 상황 등을 점검하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대통령실 제공 |
-"현장을 가보라"고 했던 윤 대통령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어. 의정부 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윤 대통령은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이 번아웃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필수의료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안에 적절한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어. 하지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의료 현장 방문에 대해 "보여주기식 쇼"라고 평가절하했어.
-사실상 당장 다음 주 주말부터 추석 연휴에 돌입해. 응급의료 체계가 마비되는 건 아닌지, 국민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말이야. 의료 공백이 해소될 수 있을까.
-당장은 무리겠지만, 정치권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어. 여야정이 뜻을 모으면서 '여야의정 협의체'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 특히 대통령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어. 또한 당정은 2026년도 의대 증원 폭의 조정 가능성을 뒀거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디,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이 하루빨리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은 계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4일(현지시간) 헤즈볼라의 발사체 65기 상당수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 아이언돔이 레바논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방어하고 있는 모습. /갈릴리(이스라엘)=AP. 뉴시스 |
◆종교 행사로 이스라엘行 한국인, 모두 출국길 올랐다지만
-종교 행사 참석차 이스라엘로 떠난 한국인 180여 명 전원이 출국길에 올랐다고?
-맞아. 지난달 26일 종교 행사를 위해 이스라엘에 도착한 한국인들은 지난달 30일과 지난 3일 이틀에 걸쳐 모두 현지를 떠났다고 해. 이들의 이스라엘 입국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정면충돌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우려가 컸어. 특히 이스라엘 체류 한국인이 기존 500여 명에서 680여 명으로 늘어나면서 우리 국민에 대한 피해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지게 됐지.
-다행히도 약 일주일 만에 문제(?)가 해결된 셈인데, 긴급히 대처에 나섰던 외교부의 공이 크다는 평가야. 외교부는 관련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동 지역 체류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거든. 외교부는 현지 공관 등을 통해 체류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출국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해.
외교부는 종교 행사 참석을 위해 이스라엘로 떠났던 한국인 180여 명이 지난달 30일과 지난 3일 이틀에 걸쳐 모두 현지를 떠났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
-여행경보 발령 지역인 이스라엘을 굳이 찾아야 했느냐는 비판 여론도 많았지?
-응. 외교부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발령한 바 있어. 이스라엘 전역에는 여행경보 3단계 적색경보(출국 권고)가 발령돼 있지. 중동 정세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어. 그럼에도 종교 행사를 위해 200명에 가까운 한국인이 이스라엘로 떠난 탓에 이들을 향한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았던 거지.
-현재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500여 명이라고 해. 외교부에서는 이들의 안전을 모니터링하는 데도 상당한 품이 들 것 같은데, 추가로 이스라엘에 입국하는 한국인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 만일 추가 입국자에 대한 불상사가 현지에서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안전 확보를 위해 누군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거니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 지난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체 65기를 발사했다고 했지. 이스라엘군은 발사체 상당수를 격추했다고 했지만 일부가 이스라엘 북부 지역으로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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