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일관계 난제 남아…전향적 자세로 함께 노력"
기시다 "강제징용 가슴 아파"…사도광산 언급 안 해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 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용산=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한일 양국과 한미일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비한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오후 3시 35분부터 약 1시간 40분간 진행된 이번 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후 12번째 양자회담이며, 올해 들어 세 번째 회담이다.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은 다양한 계기에 격의 없이 만남을 이어 나가자는 셔틀 외교 취지에 따라 성사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은 역사적인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협력을 체계화하고 심화시키는 결정적인 토대가 됐다"며 "앞으로 한일 간, 한미일 간 협력을 계속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저와 기시다 총리가 쌓아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반 동안 한일 관계는 크게 개선됐다"며 "총리와 함께 일궈온 성과들은 제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와 안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 협의체들이 모두 복원됐고, 활발한 소통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양국 인적 교류는 1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일 관계에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다"며 "더 밝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지속될 수 있도록 양측 모두가 전향적인 자세로 함께 노력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함께 힘을 모은다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한일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크게 도약한 양국 관계의 과실을 양국 국민이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오늘날 전략 환경하에서 양국 간 긴밀한 공조는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 전체에 있어서도 큰 이익"이라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이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서도 지지하며 "이 독트린을 통해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지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또한 "국제사회의 제반 과제에도 일본과 한국이 적극적으로 공조할 수 있고, 국제사회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45분간 진행된 소인수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한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일, 한미일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캠프 데이비드 협력 체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브리핑을 열어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비한 양국 간 공조 강화를 얘기했고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 삼아 도발하지 못하도록 냉정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자고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개최된 확대회담에서 기시다 총리는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저 자신은 당시 가혹한 환경 아래 많은 분들이 대단히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또 과거사 문제에 대해 기시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19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즉 김대중 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한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여전히 양국 간에 어려운 현안이 존재하나 양국 관계의 발전과 병행해 전향적인 자세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특히 "양국의 미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지도자는 인내하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양국이 미래 세대에게 좋은 유산을 남겨주도록 힘을 모으자"고 화답했다.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밝히며 '총리 연임 포기'를 공식화한 기시다 총리는 "다음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 한일 관계를 위해 도와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기사다 총리가 회담에서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