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회 본관 접견실서 약 90분간 비공개 회담
쟁점현안 수두룩...'윤한갈등'도 부담
공동입장문 발표·여야 논의기구 설치 전망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만나 채상병 특검법과 금융투자소득세, 민생회복지원금법 등을 논의한다.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한 쟁점현안인 만큼 향후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채상병 특검법과 금융투자소득세, 민생회복지원금법 등 쟁점현안을 논의한다. 최근 당정갈등으로 번진 의료대란은 공식의제에서 제외됐다. 다만 양당이 '모든 부분을 열어놓고 대화'하기로 하면서 비공식 논의는 이뤄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회담이 큰 성과를 내기를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의제는 합의했지만 의제에 대해 여야는 큰 이견을 보여왔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한 대표는 부정적이다. 한 대표가 의제화한 금투세에 대해 민주당은 당 차원의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한 상태다. 채상병 특검법은 한 대표가 띄운 '제3자 추천안'에 대해 민주당이 수용 의사를 밝히긴 했으나 한 대표는 최근 "원칙적으로 특검은 수사 이후에 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한 민주당 중진의원은 31일 통화에서 "회담 자체가 성과"라며 "의제에 대해 한 대표가 결정권이 없지 않느냐"고 회의적으로 봤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도 통화에서 "양당 대표가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면서도 "국회가 합의해 해결할 수 있는 의제들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양당이 뭘 어떻게 하겠다는 방향성이 나오기 힘들 의제들"이라며 "의제 상당수가 (한 대표에게) 결정권이 없는 것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로서 민생에 집중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한 대표는 당내에서 대표로서의 권위를 인정받는 자리"라며 회담 자체로 양당이 실리를 챙겼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추후에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정도까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회담은 합의하기 위해서가 아닌) 추석을 앞두고 양당 대표가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의제에 대한 합의문까지는 어렵고 공동입장문 정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의료대란은 공식 의제에서는 빠졌으나 비공식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정하(왼쪽) 국민의힘 비서실장과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동훈-이재명 대표 회담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뉴시스 |
의료대란은 공식 의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이 의료대란 의제화에 불쾌해한다는 점이 국민의힘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 앞서 실무협상을 진행해 온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지난달 30일 협상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이 완고하다 보니 한 대표가 그건 좀 피해가고 싶으신 입장이 있으신 것 같다"며 "한 대표가 많이 위축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신 양당은 '모든 부분에서 열려있는 대화'를 하기로 하면서 의료대란 논의 여지를 남겼다. 이 비서실장은 "모든 부분에서 대화는 열려있는 만큼 (비공개 회담에서) 충분히 다뤄질 것"이라고 봤다. 박정하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도 "양당 대표께 상당 부분 재량권을 드리고 협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은 회담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위해 대책 기구 설치도 협의 중이다. 이 비서실장은 "공개된 주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루고 그 외에 얘기한 사안들, 장기적인 과제라면 어떤 기구를 만드는 제안도 되고 있다"며 "한번 만나고 '땡' 하는 게 아니라 가능하면 계속 머리를 맞대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했다.
회담은 1일 오후 국회 본관 귀빈식당에서 이뤄진다. 양당 대표와 함께 정책위의장, 수석대변인을 포함한 3+3 형태로 진행된다. 양당 대표는 휴게실에서 생중계 형식으로 각각 7분간 모두발언을 한 후 접견실에서 약 90분간 비공식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회담 의제는 크게 △국가발전 △민생 △정치개혁 세 가지다. '국가발전'으로는 저출생 문제와 미래 성장 동력 문제 등을 논의한다. '민생' 의제에는 금투세를 포함한 각종 세제 개편 문제와 가계 및 자영업자 부채 문제, 물가 및 추석 민생 문제 등이 포함됐다.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는 지구당 부활과 '국회의원 기득권 내려놓기'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