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집중 거론…지역화폐개정안 당론 추진 의사도 밝혀
대통령실에 거부 당하는 한동운과 회담 회의론
코로나19 치료 후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미소지으며 발언하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28일 병상에서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메시지는 '민생'이었다. 이 대표는 실질임금 하락과 고금리·고물가, 소비 위축 등을 언급하며 지역화폐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대란 해결책을 모색하는 한편 여야 대표 회담 상대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의대증원 유예안에 힘을 실으며 당정갈등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는 확고한 대선주자"라며 "추석을 앞두고 민생 주도권을 잡아야 할 때"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국회 본연의 역할이라 할 수 있는 국정에 대한 견제, 감시 기능을 더해 입법부의 역할도 충실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메시지는 민생에 집중됐다. 이 대표는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화폐개정안을 당론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실질임금은 줄고 고금리 계속되면서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2분기 소비판매가 14년 만에 최대 하락폭 기록했다고 한다"며 "추석 앞둔 국민 걱정이 그야말로 한가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시다시피 지역화폐는 소비진작 효과가 있고 적게나마 국민 소득지원 효과있고 골목상권 활성화 효과가 있다"며 "다시 그게 경제 활성화 통해서 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제 경험으로는 지금까지 만든 여러 정책 중 가장 효율적인 재정정책인 동시에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치료 후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최근 당정갈등으로 번진 의료대란 문제도 꺼냈다. 이 대표는 "모든 국민 걱정하는 것처럼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붕괴위기"라며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이 정부가 이에 대해서 근본적인 대책 세우는 것이 아니라 경증 환자 분산한다면서 응급실 본인부담률을 90%까지 인상했다. 이게 대책인가"라며 "차라리 응급실 앞에 경찰 세워두고 검문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증원 '2000명'의 근거는 대체 뭔가. '2000'에 집착했다는 이상한 소문까지 있다"며 "합리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5년 안에 1만 명을 늘리겠다고 할 게 아니라 10년으로 목표를 분산할 수도 있다. 대책은 얼마든지 있다"며 "당 의료대란대책위 박주민 위원장을 중심으로 현안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해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부에 제안한 의대증원 유예안에 손을 들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백안시하지 말고 그 문제를 포함해 의료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심도있게 고민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 협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대증원을 2026년까지 유예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아울러 딥페이크 성착취물 사건에 대해 "피해자 보호를 위한 대책, 재발방지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당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서 정책대안 검토하고 신속하게 입법하겠다"며 "정부·여당도 집행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 집행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 마련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퇴원과 함께 여야 대표 회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당무에 복귀하면서 회담 준비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 내 커지는 '회담 무용론'이 새로운 부담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채상병 특검법, 의료대란 수습 등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거부당하는 과정을 봤다"며 "한 대표와 만나서 논의를 한다고 한들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영진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독립적으로 결정하기 쉽지 않다"며 "이 대표가 손해 보는 회동과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대표는 (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낸다는 것보다는 상징적인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그런 모임을 희망하는 것 같고 민주당에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된다"며 회의적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