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움직임 주목…초일회·민주주의 4.0 등 본격 활동
"김 전 지사 이 대표와 싸우려 하면 내부갈등 일어날 것"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복권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김 전 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이어 범야권 지지율 2위를 기록했다. 김 전 지사가 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친문 적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복권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며 향후 야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2기' 체제를 갖춰가는 가운데 비명계 인사들의 모임이 만들어지며 세력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극체제 극복과 중도확장이라는 과제를 안은 이재명 대표의 통합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지사는 '이재명 대항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뢰로 지난 19~20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2.1%)에서 '민주당 내 이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로 누가 가장 경쟁력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1.7%가 김 전 지사를 택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0%였으며 이탄희 전 의원(7.7%), 김부겸 전 국무총리(7.2%),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4.4%) 이광재 전 의원(2.2%)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했을 때 김 전 지사는 19.8%로 김 지사 19.7%와 차이가 없었다. 중도층에서는 김 전 지사는 18.3%로 김 지사 19.2%에 소폭 뒤처졌으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김 전 지사 26.5%, 김 지사 20.4%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에 앞서 김 전 지사 복권 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김 전 지사는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3위로 올라서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제쳤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2.1%) 결과, 차기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김 전 지사는 6.0%, 조 대표 5.8%의 지지율을 보였다. 1위는 이 대표(43.2%), 2위는 김 지사(7.7%)였고 김 전 총리도 5.5%로 5위에 올랐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과 함께 비명계 인사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5월 22일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예방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
이같은 결과는 최근 비명계 의원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여러 해석을 낳는다. 지난 6월, 4·10 공천에서 탈락한 박광온·박용진·송갑석·강병원·양기대·윤영찬 전 의원 등 15명의 비명계 인사들은 '초일회'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친문계 전·현 의원으로 구성된 민주주의 4.0 연구원은 오는 28일 정기총회를 연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정치활동 재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정치적 의미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비명계 인사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초일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기가 끝난 원외인사들의 친목 모임"이라며 "정치 활동 예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주의 4.0 관계자도 통화에서 "몇 달 전부터 예정된 정기총회"라며 "당내 현안과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심지어 귀국도 하지 않은 김 전 지사가 복권만으로 여론조사에 등장해 2위를 기록했다는 건 매우 의미 있는 현상이다. 잠재적 지수가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본인이 의사를 밝히고 세 결집에 나서고 메시지를 낸다면 또 다른 국면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내년 초 의미 있는 지지율이 나온다면 세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대표의 10월 재판 결과에 따라 김 전 대표는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김 전 지사의 행보가 이 대표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준다면 지지는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대안으로 입지를 다져야지 이 대표와 싸우려고 하면 내부갈등만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문계는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한 친문계 인사는 통화에서 "김 전 지사가 어떤 비전을 제시한 게 있냐"며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10월에 국정감사가 열리고 윤석열정부와 관련된 수많은 의혹, 제보들이 쏟아질 것"이라며 "11월 미국 대선이 지나면 대내외적 요건이 많은 변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 국가를 운영할 능력을 갖췄는지를 보여줘야한다"고 했다.
또 다른 친문계 인사는 "김 전 지사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면서도 정치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김 전 지사가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복권 뒤 김 전 지사와 통화했지만 (통화 내용을)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