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딜레마 빠진 한동훈
입력: 2024.08.21 00:00 / 수정: 2024.08.21 00:00

25일 여야 회담 앞두고 의제 신경전 계속
민주 한동훈 제3자 추천 특검법 압박 계속…"그런다고 중도 잡히냐" 반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회담을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한 줄다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회담을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한 줄다리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5일 회담을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한 줄다리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조건대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에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공언한 한 대표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론으로 내세웠던 '공수처 수사 후 특검' 공식에 따라, 한 대표의 특검안에 대한 비토 목소리는 여전하다. 회담을 앞두고 민주당의 계속되는 공세에 한 대표가 정치적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도 나온다.

20일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과 같은 여야 쟁점 법안보다는 민생 법안을 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탄핵·청문회 등 정쟁 정치 중단 선언 △서민 이자 경감책 등 민생지원 방안 △정치개혁 협의체 상설화 등 세 가지 의제를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9일 "(채상병 특검법 관련)그런 대화를 나누는 걸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한 대표의 특검안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많은 의원들의 동의가 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제안한 대로 ‘제보 공작 의혹’을 채상병 특검법 수사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더 이상 채상병 사건 수사를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하자는 한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라며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다면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신속히 발의하라"고 한 대표를 압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민주당과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오전 한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남윤호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민주당과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5일 오전 한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다./남윤호 기자

이 같은 민주당의 전향적 태도 이면에는 국민의힘의 당론인 '공수처 수사 후 특검'에 따른 내분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한 대표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안을 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한 대표의 채상병 특검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큰 만큼, 이를 기회로 한 대표의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 특검안에 대한 비토가 계속되고 있다. 대권 유력 주자인 한 대표가 중도층 포섭을 위해 내세운 안이 결국 윤석열 정부와 당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것. 한 친윤계 국민의힘 재선의원은 <더팩트>에 "당내에서 제3자 특검법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가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다"라며 "한 대표가 중도층을 잡겠다는 건데 제3자 특검법으로 그게 잡히겠느냐"라고 했다.

현재 한 대표는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민주당의 태도를 관망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한 손으로는 훨씬 위헌성이 강한 흉기 같은 법안을 내놓고, 한 손으로는 제가 낸 대법원장 (추천) 특검을 받는다고 했다"며 "진의가 뭔지 여러 생각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이 26일로 시한을 둔 것에 대해서도 "뜬금없이 시한을 거는 것은 본인들 입장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한 대표 채상병 특검안이 탄력을 받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상병 특검안을 두고 여야 간 입장 차가 큰 데다, 한 대표로서도 당내 의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부족해서다. 한 친한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핵심은 제3자를 누구로 정할 것이느냐의 문제"라며 "민주당이 원하는 제3자이면,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정해야 한 대표께서도 원내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있어 명확하게 입장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제3자를 '우리 마음대로 할게'라고 한다면, 이게 무슨 협상이 되겠느냐"라고 했다.


snow@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