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득표율로 연임…'당대표 2회차' 이재명 과제는
입력: 2024.08.19 00:00 / 수정: 2024.08.19 00:00

85.40% 지지율…DJ 이후 대표 첫 연임
대선 앞두고 외연 확장 '최대 과제'…우클릭 전망
尹·韓에 회담 제안도…강경 투쟁도 계속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이양 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남윤호 기자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이양 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송파=김세정 기자]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 대표직 연임에 성공했다. 90%에 가까운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이재명 2기 체제'의 성공적 출발을 알렸다. 중도층 공략과 함께 사법리스크 관리, 대여 투쟁 등이 새 지도부의 과제로 꼽힌다.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민주당 제1차 전국당원대회 최종 경선 결과 이재명 대표가 선출됐다. 권리당원 투표에선 △이재명 후보 88.14% △김두관 후보 10.07% △김지수 후보 1.78%, 대의원에선 △이재명 후보 74.89% △김두관 후보 12.12% △김지수 후보 2.48%였다. 일반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후보 85.18% △김두관 후보 11.72% △김지수 후보 3.11% 순이었다.

권리당원 56%, 대의원 14%, 일반 여론조사 30%의 비중으로 투표를 최종 합산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최종 85.40%를 기록했다. 김두관 후보는 12.12%, 김지수 후보는 2.48%였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사상 첫 민주당 대표 연임이고, 2년 전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77.77%의 득표율을 훨씬 넘어섰다.

이재명 체제의 가장 큰 숙제는 외연 확장이다.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이 대표로선 이번 지도부를 잘 이끌어 대선 출마의 교두보로 활용해야 한다. 민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정적 모습을 보여 중도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차기 대선 승리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당원대회 기간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를 꾸준히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꽃다발을 들어올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꽃다발을 들어올리고 있다. /남윤호 기자

최근 금융투자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 문제 등에 유연한 입장을 보인 것처럼 실용적 정책 추진을 통한 우클릭도 계속 시도할 전망이다. 이날 당대표 수락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한번 만들면 영구불변이 되는 진리는 아니고 필요에 따라 수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저는 상속세 세율을 인하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세율 인하하면 중산층이든 서민이든 아니면 초부자든 똑같이 초고액을 상속받아도 세율이 떨어져서 상속세가 줄어들게 된다. 그건 초부자 감세에 해당한다"면서도 "세금이 중산층을 어렵게 해선 안 된다. 세율은 건들 수 없고 배우자 공제나 일괄공제 금액을 좀 조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두 번에 걸쳐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됐다. 그러나 이재명의 민주당이 국민의 민주당이 되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본다"라며 "(대선을 앞에 두고) 정책 등을 통해 당의 외연을 얼마나 확장할 것인지가 이재명호의 주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년 뒤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 경선이 있기 때문에 실용 노선 추구와 동시에 기존 지지자들의 이탈 방지에도 신경 써야 하는 비교적 무거운 과제를 안았다.

국민의힘과 한동훈 대표와의 구도 역시 2기 체제를 성공을 결정할 가늠자로 평가된다. 여당과의 경쟁을 통해 선명성을 내세운다면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에 매몰될 경우 자칫 확장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 평론가는 "적대적 공존을 통해 스스로의 정치력을 확인할 경우에는 정치적 미래가 밝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담대하게 한 대표와의 차별성을 드러내거나 협치의 정신을 끌어내는 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2차 영수회담 제안을, 한동훈 대표에겐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 4월 총선 직후 영수회담을 국민께서 기대하고 지켜보셨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웠다"라며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의제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 지난 회담에서 언제든 다시 만나 국정에 대해 소통하고 의논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만큼 대통령의 화답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를 향해선 "시급한 현안들을 격의 없이 의논하자. 무엇보다 가장 큰 쟁점인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회담을 제안하면서도 강경 대여 투쟁은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과 관련된 질의에서 이 대표는 "중도층이라고 불리는 국민은 특정 정당에 무조건 경도된 것이 아니라 합리적 판단을 하는 합리적 계층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상식에 어긋나는 폭주를 계속하고 있어서 정권의 부당한 폭주를 제어하는 것 견제하는 것은 야당의 본질적인 역할이다. 국민의 뜻을 쫓아서 강력하게 정권의 퇴행과 독주를 저지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임 최고위원 김병주, 전현희, 이재명 대표, 김민석, 한준호, 이언주 의원. /남윤호 기자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돔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임 최고위원 김병주, 전현희, 이재명 대표, 김민석, 한준호, 이언주 의원. /남윤호 기자

사법리스크 관리 역시 이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선고가 이르면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압도적 득표율과 강성 친명 지도부 구성으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반발은 없을 예상이지만 일부 비명계를 중심으로 물밑 작업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복권을 받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또다른 강력한 구심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당대표에서 탈락한 김두관 전 의원은 지난 16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당내에서도 다들 쉬쉬하지만 9~10월의 재판 결과가 워낙 엄중해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신다"라며 "(이 대표) 본인은 전혀 유죄가 안 나올 거라고 확신하는데 유죄가 만약 나오면 본인이나 당에 부담은 안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은 비명계, 비주류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늦은 감은 있지만 대환영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 저도 요청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명팔이' 논란으로 강성 지지층의 타깃이 된 정봉주 후보의 최고위원 최종 탈락은 이 대표 입장으로선 마음의 짐을 덜어낸 셈이다. 다만 예상했던 대로 최고위원 전원이 강성 친명 성향으로 구성돼 일극체제에 대한 당 안팎의 차가운 시선 역시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당원 중심 정당을 만든다는 명목하에 권리당원의 입김이 강해진 점 역시 우려되는 지점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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