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폭로'에 정치권 반응…민주, 양측 간담회 연다
입력: 2024.08.15 00:00 / 수정: 2024.08.15 00:00

문체위, 26일-다음달 5일 전체회의 열기로
與 진종오, 체육계 비리 제보 센터 개설
민주, 비공개 간담회 개최…"심도 있는 접근"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촉발된 배드민턴협회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히는 안 선수의 모습. /박헌우 기자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촉발된 배드민턴협회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히는 안 선수의 모습.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의 폭로로 촉발된 배드민턴협회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회도 나서 안세영 선수와 협회 간의 갈등을 다룰 전망이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세영 선수의 작심 발언과 관련해 국회도 관련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 선수는 지난 5일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의 단식 금메달로 들썩였으나 안 선수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협회와 관련된 폭로를 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안 선수는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조금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무릎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안 선수는 올림픽 직전 사전 훈련 캠프에서는 발목을 접질려 현지에 파견된 한의사로부터 치료를 받고 경기를 끝까지 치렀다. 이후 안 선수는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등을 비판하며 협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선 개인 선수 자격 출전 나이 제한과 개인 스폰서 금지 등 협회 규제를 겨냥하기도 했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도 안 선수의 발언과 관련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박헌우 기자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도 안 선수의 발언과 관련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박헌우 기자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안 선수의 발언과 관련해 진상 파악에 나서자 국회도 서둘러 동참하는 모습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는 오는 26일과 다음 달 5일 두 차례 전체회의를 열고 안 선수와 협회 사이의 갈등 사태에 대한 현안 질의를 한다. 당초 국정감사에서 집중 질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전체 회의에서 원하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질의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문체위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26일 전체회의는 법안 상정을 열린다. 다만 이슈가 됐던 (안 선수 관련) 문제로 질의하고 싶은 의원님들은 질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는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차관, 실국장급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차원에서의 관련 발언이나 대응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민감한 국민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배드민턴협회의 안일한 대처와 소통의 부재가 안 선수를 실망하게 했다는 기자회견 내용을 듣고 딸아이를 둔 부모로서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동호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시대는 바뀌고 젊은 선수들 의식도 빠르게 변하는데 협회는 아직도 독재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라고 말했다.

문체위 소속의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드민턴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을 공개하면서 협회를 압박했다. 강 의원이 공개한 지침에 따르면 국가대표 선수는 선수촌 내외의 훈련과 생활 중에는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담당 지도자 허가 없이는 훈련에 불참하거나 훈련장 이탈은 불가하다. 강 의원은 이같은 조항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지도자의 모든 지시와 명령에 선수가 따라야 한다는 의무는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이라고 지적했다.

안 선수와 관련된 국회의원 차원에서의 관련 발언이나 대응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민감한 국민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헌우 기자
안 선수와 관련된 국회의원 차원에서의 관련 발언이나 대응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민감한 국민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헌우 기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종오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은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 센터'를 개설했다. 그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체육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배드민턴의 여제'로 발돋움한 안세영 선수의 작심 토로는 우리 체육계의 초라한 민낯을 드러내 보였다. 금빛 물결의 성취 이면에, 잘못된 관행과 소통의 부재 등의 문제점이 그늘에 도사리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안 선수와 협회 사이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양쪽의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협회는 안 선수에게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 관리를 도왔다는 입장이다. 문체위 관계자는 "문제가 드러났다고 해서 당장 국회 차원에서 해결만 하려 한다면 후속 대책은 누가 만들 수 있겠나"라며 양측의 입장을 들어본 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내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안 선수의 발언과 관련돼 찬성과 반대 양측 모두의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문체위 관계자는 "찬성과 반대 양쪽의 입장을 다 듣고 정말 문제가 있다면 청문회까지도 염두에 둘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잘못하게 되면 선수도 다치고 협회도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 있어 무조건적이 아닌 심도 있는 접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선수는 소속팀인 삼성생명 배드민턴단을 통해 이달 출전하기로 에정된 국제대회에 모두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사유는 부상이지만 협회와의 갈등도 요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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