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변화 첫걸음, 제가 물러나는 것"
내달 30일 임기 종료, 오는 9월 총재 선거
'비자금 스캔들' 이후 지지율 수습 안 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새 자민당 총재가 선출된다면 기시다 총리는 퇴임하게 된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총리 연임 포기'를 공식화했다. 일본은 내각제로서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다. 이로써 새 자민당 총재가 선출된다면 기시다 총리는 퇴임하게 된다.
일본 NHK와 교도통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9월 예정된 자민당 총재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장 알기 쉬운 첫걸음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의 불출마가 자민당 지지율 하락을 앞당긴 '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책임의 일환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정치 불신을 초래한 사태에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개혁을 앞당기겠다는 생각으로 국민을 향해 무거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스캔들의 후폭풍은 기시다 내각 지지율을 8개월 연속 20%대로 끌어내린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정치자금 규정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등 쇄신안을 내놨지만, 지난달 자민당의 '시험대'로 통했던 도쿄 도의원 보궐선거에서 후보 8명 중 6명이 무너진 참패를 겪었다. 이로써 기시다 총리의 총재 선거 출마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해석이 나왔고 당내에서도 '기시다 퇴진론'이 제기됐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선출돼 그해 10월 총리에 올랐다. 임기는 다음 달 30일까지로 오는 9월 자민당 총재가 새로 선출되면 총리직에서 내려오게 된다.
신임 자민당 총재 후보로는 2021년 기시다 총리에게 패배했던 고노 다로 디지털상을 비롯해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이 꼽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과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등 젊은 후보군도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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