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방송 4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휴가를 보내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한다면 4개 법안은 국회로 돌아가 재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방송 4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에 따라 부결, 폐기된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방송통신위원회법이 추가돼 22대 국회를 통과한 4개 법안을 의미한다. KBS, MBC, 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늘리고 이사추천권을 시민·직능단체 등으로 확대하며 방통위 의결 정족수를 현행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기존 3법에 대해 대통령의 임명권을 제한하고,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특정 단체가 이사 임명권에 관여해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새로 추가된 방통위법과 관련해선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늘릴 경우 야당 측 2인의 불출석만으로 회의 개최가 불가능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방통위 기능이 마비될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존에 폐기된 3법이 여야 합의 없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에 따라 4법으로 강화된 측면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고 정부가 여러 차례 문제점을 말씀드린 반(反)헌법적, 반시장적 법안들만 잇따라 통과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름휴가 중인 윤 대통령이 전자결재 방식으로 재의요구안을 재가한다면 4개 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간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없을 경우 법안은 폐기된다.

민주당은 방송 4법을 '언론 정상화 4법'이라고 명명하며 "권력의 언론 통제를 차단하고 시민이 방송의 주인이 되는 법"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독점하려는 좌파 방송 영구 장악법"이라고 반대해 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방송 4법은 지난달 30일 정부로 이송돼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발동 시한은 오는 1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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