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사회 거부 주호영에 유감"...필리버스터 체력부담 가중
입력: 2024.07.28 11:33 / 수정: 2024.07.28 11:33

주호영, '필리버스터 정신 훼손' 이유로 사회 거부
우원식·이학영 3시간 맞교대 사회 진행
민주당 "직장인도 안할 무단결근"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국회의 무제한 토론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과 주호영 부의장이 악수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국회의 무제한 토론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과 주호영 부의장이 악수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방송4법 관련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야당은 주 부의장에게 부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우 의장은 28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 사회를 보던 중 "본회의 사회 거부 의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지금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의 요구에 따라 무제한 토론을 실시하고, 사회를 보고 있다"며 "본회의 4일째인 이 시간까지도 자리를 비우고 있는 주 부의장께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주호영이 방송4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이 국회부의장 주호영이 본회의 사회를 거부하는, 직무를 거부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지난 7월3일 채상병 특검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사회를 본 것은 특검법안에 찬성해서 한 것이었냐"고 반문했다.

우 의장은 "국회부의장의 직무와 무게가 그렇게 가볍지 않다"며 "천하위공, 천하는 사사로운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것이다, 주 부의장께서 부의장 당선인사에서 말씀하신 대로 국회의장단의 일은 사사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 운영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말씀도 무책임하다"며 "이번 무제한토론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예견되었기에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냈고 양당에 이를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적어도 지금 이 무제한토론이 정부와 여당이 의장의 중재안을 거부했기 때문에 시작된 의사절차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우 의장은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주 부의장께 사회 거부를 요청한 것도 온당치 않다"며 "더구나 이번 무제한토론은 국민의힘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당의 이익 때문에 국회의장단까지 갈등이 생기게 해서는 더더욱 안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우 의장과 함께 3시간 교대로 사회를 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도 전날(27일) 페이스북에 "주 부의장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방송4법 개정에 반대하는 것과 국회 부의장으로서의 직무를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라며 "의장 직무를 대리하는 부의장이 이를 거부하는 것은 최소 5박 6일, 100여 시간에 걸친 본회의 내내 의장 혼자 의장석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주 부의장 자신이 무제한 토론을 요구한 당사자가 아니냐"며 "아무리 갈등이 심하다고 하더라도, 사회를 거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방송4법 개정에 반대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직무거부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국회의원은 찬, 반, 기권의 의사를 밝힘으로써, 국회의장단은 의사의 진행과 정리를 함으로써 자신의 직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직장인도 하지 않을 무단결근을 6선의 원로 정치인이 하고 있다"며 "뻔뻔한 직무 유기이고 황당한 자가당착"이라고 주 부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27일) 브리핑에서 "한 명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회의 수장급 부의장"이라며 "용산 부부 눈치 보느라 사회도 보지 못하는 치졸한 도피를 멈추고 자리에 앉아 할 일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용산이 너무 무서워할 일도 못 하겠다면 국회 부의장직에서 내려오라"고 비꼬았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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