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김두관 8.02%, 김지수 1.09%
김두관 "당이 개딸에 점령당했다" 발언에 현장 소란도
김민석, 정봉주 제치고 부울경 모두 1위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이재명 당대표 후보를 향한 지지는 확고했다. 9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연임을 굳힌 모습이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 캠프 제공 |
[더팩트ㅣ부산·울산·창원=김세정 기자]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를 향한 지지는 확고했다. 9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연임을 굳힌 모습이다. 텃밭 경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잠시 회복한 김두관 후보는 부산에서 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을 겨냥 "개딸들이 우리 민주당을 점령했다"고 말해 소란이 일기도 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이 후보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고 김민석 후보가 PK 모든 지역에서 정봉주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27일 울산을 시작으로 부산·경남 지역 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순회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전날부터 이틀간 권리당원을 상대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울산에서 90.56%, 부산 92.08%, 경남 87.22%를 기록했다. 김두관 후보는 울산 8.08%, 부산 7.04%, 경남 11.67%였다. 김지수 후보는 울산 1.36%, 부산 0.89%, 경남 1.11%였다.
현재까지 경선이 진행된 지역을 합산한 결과 이재명 후보의 누적득표율은 90.89%, 김두관 후보는 8.02%, 김지수 후보 1.09% 순이다. 선거인수 20만5842명 중 6만9730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6만3376명이 이 후보를 택했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얻었던 77.77%의 지지율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 캠프 제공 |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얻었던 77.77%의 지지율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도 자신이 내세우는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강조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울산에선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그 출발점에 민주당이 있을 것이고 민주당 중심에 저 이재명이 서 있고 싶다"고 했다.
이어 부산에선 "부산이 어렵다. 지방이 어렵다. 대한민국도 어렵고 우리 국민들의 삶도 어렵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탄식만 할 건가"라며 "바꿔서 희망을 만들고 함께 앞으로 미래로 나아가야지 않겠나. 그 미래, 우리 민주당이 열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남에선 국토 균형발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전하고 있는 김두관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울산에서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제안했던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비판했다. 또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PK에서 고전한 점을 거론하면서 영남을 홀대해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부산에선 이재명 후보의 지지층을 비하하는 단어인 '개딸'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가 한여름에 왜 여기 모였나. 우리 국민들의 바람은 윤석열 정권을 조기에 끌어 내리고 차기 지선,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염원을 안고 이 자리 함께 모였다고 생각한다"라며 "소수의 강경 개딸들이 우리 당을 점령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산업은행 이전 문제와 관련해 이재명 후보와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를 거명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고전하고 있는 김두관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울산에서 김 후보는 이 후보가 제안했던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비판했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 캠프 제공 |
김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부산 연설회장에선 잠시 소란이 생겼다. 김 후보를 향해 고성이 터져 나왔다. 한 지지자는 "나는 개딸입니다"라며 이 후보를 향해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보다 11%나 적게 나왔다. 왜 이렇게 됐나. 돌아와야 한다"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경남 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난 김두관 후보는 "강경 소수의 개딸들이 우리 민주당을 점령했다. 그 발언에 대해선 평소 생각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극렬 강경 소수 개딸이 어떻게 하는지는 충분히 알고 계시지 않나"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는 "우리 민주당의 다양성 또는 크기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든지 의견이 다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 이재명 '간접 사인'에 김민석, 정봉주 제치고 1위로
최고위원 선거도 변곡점을 맞이했다. 첫 주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4위에 머물렀던 김민석 후보가 세곳에서 모두 1위로 치고 나오면서 정봉주 후보를 제쳤다. 김민석 후보는 울산에서 20.05%, 부산 21.51%, 경남 19.75%를 기록했다. 정봉주 후보는 울산 16.10%, 부산 17.63%, 경남 16.99%로 PK 전지역 2위에 머물렀다. 첫주 경선에서 누적 6위였던 한준호 후보는 울산에서 12.84%로 5위를, 부산과 경남에선 13.83%, 13.77%로 3위를 기록했다.
김민석 후보의 선전에는 이 후보의 발언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가 예상보다 저조한 지지율을 얻자 인천 연설회 후 "김민석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냐"라고 묻는 모습이 지지자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같은날 저녁엔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김 후보를 최고위원 주자들 중 제일 먼저 초대해 "지금 제주보다 더 떨어진 것이죠? 난 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같은 지원사격이 지지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또 지지자들 사이에 원외 수석최고위원(정봉주 후보)에 대한 우려가 나왔던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첫 주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4위에 머물렀던 김민석 후보가 세곳에서 모두 1위로 치고 나오면서 정봉주 후보를 제쳤다. /이새롬 기자 |
김민석 후보는 이날 김두관 후보의 개딸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저는 분명하게 한가지는 말씀드리고 싶다. 적어도 저들의 프레임에 휘둘리지는 말자. 이재명 대표 정말 치열하게 노력했다. 알고 비판해달라"며 "당을 비판하고, 지도부를 비판하고, 당원을 비판하고, 개딸이라고 비판하고, 사당화라고 잘못 비판하게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누적 합산 결과 최고위원 8명 주자 중 정봉주 후보(19.68%)로 아직 선두였고, 이어 △김민석 후보(16.05%) △김병주 후보(14.76%) △전현희 후보(13.13%) △이언주 후보(12.11%) △한준호 후보(11.81%) △강선우 후보(6.32%) △민형배 후보(6.14%) 순이다.
정봉주 후보는 "총선에서 압승했을 때 이미 윤석열 탄핵열차는 떠났다. 탄핵열차 심장은 바로 울산 당원 여러분과 전국 민주당 당원 여러분의 뜨거운 심장이다. 저는 기꺼이 탄핵열차 기관사 되겠다"며 대통령 탄핵을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의 경선 최종 결과는 8월 18일 공개된다. 권리당원 56%, 대의원 투표 14%, 일반 여론조사 30%가 최종 반영된다. 28일엔 충남과 충청의 합동연설회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