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산·울산·경남 이어 28일 충청 합동연설회
하위권 후보들 반등 노력…'탄핵' 언급도 직접적으로
민주당은 오는 27일 울산을 시작으로 부산, 경남 28일 충남, 충북 등 이틀간 전국순회 합동연설회를 한다. 지난 20일 인천 합동연설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최고위원 후보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 8·18 전국당원대회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가 진행되면서 최고위원 후보들은 선명성 경쟁에 주력했다. 아직 레이스 초반이지만 지도부에 진입할 순위권에 접어들지 못한 주자들은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이다. 권리당원 공략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울산과 부산, 경남 지역에 이어 28일 충남, 충북에서 전국순회 합동연설회를 한다. 이날까지 진행된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울산·부산·경남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결과 당대표 경선에선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 90.89%를 기록하면서 2위 김두관 후보를 제치고 독주 체제를 굳혔다.
반면 최고위원 주자들 모두가 '친이재명'을 표방하면서 표심이 흩어지는 양상이다. 원외 인사인 정봉주 후보는 경남까지 합산 결과 누적득표율 19.68%를 기록했고, 이어 △김민석 후보(16.05%) △김병주 후보(14.76%) △전현희 후보(13.13%) △이언주 후보(12.11%) △한준호 후보(11.81%) △강선우 후보(6.32%) △민형배 후보(6.14%) 순이다. 8명 중 하위 3명은 탈락하고, 상위 5명이 최고위원이 된다. 가장 득표율이 높은 주자는 수석최고위원이 돼 발언 순서에서도 우선권을 얻을 수 있다.
◆ 하위권 후보들, 반등 위한 안간힘
하위권에 머무른 후보들은 신발끈을 꽉 묵고 있다. 또 수석최고위원을 노렸으나 첫째 주 경선 결과 4위라는 비교적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김민석 후보는 수석 최고위원이 되기 위해 역시 반등을 노린다. 한준호 후보와 강선우 후보, 김민석 후보는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이동형TV'에 나란히 출연하는 등 민주당 지지 성향 구독자가 많은 유튜브 방송을 돌아다니며 얼굴을 비추고 있다.
김민석 후보의 경우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지원사격을 받기도 한다. 인천 연설회가 끝난 후 이 후보가 "김민석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거냐"라고 묻는 모습이 지지자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고, 같은 날 저녁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김 후보를 최고위원 주자들 중 처음으로 초대해 "지금 제주보다 더 떨어진 것이죠? 난 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이날 울산 경선이 시작되기 전 이재명 후보는 김민석 후보와 함께 현장에 들어오기도 했다. 이같은 지지에 힘입어 김민석 후보는 PK 지역에서 정봉주 후보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수석최고위원을 노렸으나 4위라는 비교적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김민석 후보 역시 반등을 노린다. /이새롬 기자 |
광주·전남의 단일 후보로 나선 민 후보도 당황한 기색이 감지된다.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검찰 수사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데다 '검찰 수사권 완전 분리' 국면에서 당을 위해 탈당까지 감행했던 점, 지난 총선에선 이낙연 전 새로운미래 대표를 상대로 압도적 승리를 거둔 점 등을 바탕으로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기대했으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민주당의 본산은 호남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난 6년간 세 번의 전당대회에서 호남 출신 최고위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광주 출신 민형배 의원이 호남 유일 후보로 출마했다"며 "민 후보는 제일 먼저 이재명 후보를 현역 의원으로서 유일 지지했다. 민주당을 위해서 희생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로 정권교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사람이 민형배 후보라고 거듭 말씀드린다"며 지지를 부탁했다. 김원이 의원도 지난 21일 SNS에 "검찰 개혁을 완성하고,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끝장내고, 정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 광주·전남 유일 후보, 민형배 후보를 지지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 "김건희 수렴청정", "尹정권에 불화살", "썩어 문드러진 과일 같은 정권"…최고위원 주자들의 '말말말'
지역마다 순위가 공개되자 후보들은 권리당원 공략을 위해 친명 경쟁에 더욱 몰두하는 모습이다. 후보자 8명은 지난 25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오마이TV 주최 방송토론회에 참석했다. 서로 간 날 선 공격이나 신경전은 없었으나 8명의 후보들은 이재명 당대표 후보를 위한 당의 전략이나 윤석열 정권의 종식에 대해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나눴다. 당초 정 후보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언급을 직접적으로 했으나 후보들 모두 권리당원의 마음을 얻기 위해 탄핵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경선 첫주 합산 결과 하위권에 머물게 된 민 후보는 "(윤석열 정권은) 김건희 여사의 수렴청정이자 무정부의 시대다. 주권자인 시민의 마음속에서 이미 윤석열 정권은 제거된 상태다. 제도적, 법적으로 완전히 퇴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정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총선 압승이라고 쓰고 윤석열 정부의 탄핵열차는 출발했다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보다 잔혹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비열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무능하다. 한명은 탄핵당했고 두명은 감옥에 갔다"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보고 목소리 내는 것은 기본으로 할 일이지만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기겠다"라고 공언했다.
민 후보는 "(윤석열 정권은) 김건희 여사의 수렴청정이자 무정부의 시대다. 대통령이 없다. 주권자인 시민의 마음속에서 이미 윤석열 정권은 제거된 상태다. 제도적, 법적으로 완전히 퇴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언주 후보는 "윤석열 정부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정부, 보수의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린 정부라고 생각한다. 검찰 쿠데타로 보수 위에 기생하는 정부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언어로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후보도 "법 논리를 장착한 불화살을 윤석열 정권에 쏘겠다.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정신으로 반드시 끝장내겠다. 지도부에서 국민을 향해 목소리를 내서 반드시 탄핵시키겠다"라고 말했고, 김병주 후보도 "민심의 거센 파도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거센 파도가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라"라고 경고했다. 김민석 후보는 "윤석열 정권이 만든 상황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IMF다. 윤석열 정권을 끝낼 수 있다. 과거를 극복했듯 1, 2년 이내에 희망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수 있다. 희망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야 집권할 수 있고, 정권을 끝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선우 후보는 "합동연설 내내 윤석열 정권이라는 이름 자체를 언급한 적이 없다. 대통령이라고 인정하기 힘들 만큼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김건희 남편이라는 것 외에 본인 이름이 있기는 한가. 김건희 정권이라는 단어 하나에 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돼야 하는지 수많은 의미가 들어있다"라며 "저항 없이 투항하게 만들어야 한다. 저항을 막으려면 국회가 가진 힘인 탄핵소추권을 써야 한다. 매직넘버인 8명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한준호 후보도 "과일은 상하면 도려내고라도 먹을 수 있는데 썩으면 씨까지 썩어 나무로도 자라게 할 수 없어 폐기처분 해야 한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썩어 문드러진 과일에 비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
한준호 후보도 "과일은 상하면 도려내고라도 먹을 수 있는데 썩으면 씨까지 썩어서 나무로도 자라게 할 수 없어 폐기처분 해야 한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썩어 문드러진 과일에 비유하고 싶다"며 "폐기처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날카롭게 이채양명주 의혹을 파고들어 국민께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탄핵 언급' 정봉주 1등에 선명성 경쟁 과열"
민주당은 전국 순회 경선을 거친 후 내달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최종 선출한다. 본경선에서는 대의원 14%와 권리당원 56%, 국민여론조사 30%가 합산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탄핵을 이야기하던 정봉주 후보가 (첫 주에서) 1등이 되니까 너도나도 강경한 발언을 하게 되고 점점 발언의 수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또 한 번에 결과를 공개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지역마다) 순차적으로 (투표 결과를 공개)해나가는 것도 하나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다만 황 평론가는 이같은 선명성 경쟁이 외연 확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김상일 평론가는 "국민들은 정권 심판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탄핵 같은 강경 발언을 하더라도) 중도층의 반감을 사진 않을 거 같다"라고 했다. 그는 "후보들 모두 친명인데 같은 친명 속에서 유권자들은 효용성을 판단한다. 정 후보가 그런 발언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 다른 주자들도 아차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