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부결·방송4법 상정…與 vs 野 격돌
입력: 2024.07.26 00:00 / 수정: 2024.07.26 00:00

채상병 특검법 두번째 부결...野, 재발의 예고
방송4법 상정에 與 4박5일 필리버스터 돌입


여·야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방송4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안건 상정에 대한 구호를 외치며 대치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여·야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방송4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안건 상정에 대한 구호를 외치며 대치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여야는 2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과 방송4법 상정을 두고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이 재표결 끝에 최종 부결되자 정부·여당을 규탄하며 재발의를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방송4법 상정에 반발하며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다만 야당의 강제종료과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국회 재의결 과정이 반복될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을 재표결에 부쳤으나 재석의원 299명 중 가결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최종 부결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왔다. 21대 국회에 이어 가결이 무산되면서 채상병 특검법은 두 번째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재의결에 필요한 출석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국민의힘 의석이 108석이라는 점에서 최소 4개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1명만이 찬성했는데 이때보다 이탈표가 늘어난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앞서 당론으로 부결하기로 정했다. 한동훈 신임 대표도 이날 첫 최고위 회의에서 "단호히 뭉쳐서 채상병 특검법을 막아내자"고 주문한 바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표결 후 취재진과 만나 이탈표에 대해 "결속이 깨졌다고 보고 싶지 않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채상병 특검법은 위헌적 요소, 문제가 많은 법"이라며 "그 부당함을 의원들이 확인하고 부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밝혔다.

부결 직후 민주당 등 야6당은 규탄대회를 열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던 대통령과 여당이 특검법을 거부했다"며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바로 범인"이라고 비판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윤석열 특검법을 곧바로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윤석열 특검법을 거부하는 순간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방송 4법 통과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방송 4법' 통과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어 방송4법 중 하나인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앞서 예고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첫 주자로 나선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4법을 두고 "민주당이 좌편향된 공영방송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한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의 관심은 공영방송의 이사추천권"이라며 "민주당은 이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최 의원은 본회의에 앞서 민주당이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당론으로 채택한 것을 두고도 "탄핵 대상이 아닌데 탄핵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추천 방통위 2인 체제에 대해 "민주당이 야당 몫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생긴 문제"라며 "방통위법 개정안을 밀어붙이지 않고도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따라 시작된 지 24시간이 경과하면 5분의 3(180명)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이 종결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이날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내일 오후 종료되고 방통위법 개정안은 표결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이 4개 법안 모두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기로 한 데 따라 방송4법이 모두 처리되는 데엔 최소한 4박5일이 걸릴 전망이다.

여야는 본회의 직전부터 로텐더 홀에서 맞불 장외투쟁을 벌이며 대치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채상병 특검법 당론 부결에 비판하며 규탄대회를 열자 국민의힘은 맞은 편에서 방송4법 상정을 비판하는 맞불대회를 열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은 용산을 따르지 말고 민심에 부응하라"고, 국민의힘은 "공영방송 기능을 마비시키는 방송악법을 철회하라"고 맞섰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이 본회의 직전 발의해 당론으로 채택한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위원장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보고됐다. 탄핵소추안이 보고 후 24~72시간 내 표결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인 주말 사이 표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직무가 정지돼 방통위 업무가 마비되는 만큼 이 부위원장은 앞서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처럼 자진사퇴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추진 철회 및 일본 근대산업시설 유네스코 권고 이행 촉구 결의안'이 재석의원 225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진재용 위원 추천안과 국민권익위원회 정상우 위원 추천안도 가결됐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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