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 잡은 한동훈, '채상병 특검법' 리더십 시험대
입력: 2024.07.24 06:00 / 수정: 2024.07.24 06:00

'제3자 추천 특검법' 관철 미지수…당 분열 뇌관
韓 "당내 민주적 절차 통해 토론" 의견 수렴 시사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62.8%라는 압도적 지지로 신임 당대표 선출됐다. 한 신임 당대표는 당장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을 놓고 협치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는 한 대표.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62.8%라는 압도적 지지로 신임 당대표 선출됐다. 한 신임 당대표는 당장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을 놓고 협치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는 한 대표.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의 '한동훈호(號)'가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했다. 당의 '변화'를 바라는 당원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로 방향타를 쥐게 된 한동훈 신임 대표는 새로운 정치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 매서운 민심의 풍랑에 좌초를 겪었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2년 임기 동안 당을 전면적으로 혁신해야 하는 중대 과제를 안았다.

당에서는 2026년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한 대표의 역할론이 제기된다. 한 대표가 당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는 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의 인식도 다르지 않다. 지난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직후 여러 차례 민심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원외 인사인 한 대표는 '협치'도 약속했다.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민이라는 점을 고려해 현실적인 타협의 정치를 통해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여야 간 협치의 핵심 안건은 '해병대원 특검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재표결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한 대표는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 여러 차례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제3자 특검법을 제안했다. 과반 의석이 넘는 거대 야당의 반복되는 특검 공세를 계속 막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고,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당선 직후 논평을 내고 "순직해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쟁점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여야 간 실제 소통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제3자 특검법을 내놓음으로써 여러 가지 돌파구가 이미 생겼다"라면서 "상황이 여러 가지 변했고, 이재명 전 대표가 제3자 특검법을 전면 거부한 부분 등을 감안해 당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의견 수렴이 먼저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인사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23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인사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제3자 추천 특검법은 당내 분열의 뇌관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과 마찬가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 특검 도입 여부를 따져야 한다면서 야당의 특검 추진에 반대해왔다. 특히 여당은 합의 없이 강행 처리한 채상병 특검법에 독소조항이 있는 위헌적 법안이며 정쟁용 특검이라고 강하게 반발해왔다.

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채상병 특검법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비교섭단체를 포함한 야당에 독점적으로 부여하고, 이를 대통령이 3일 이내에 임명하지 않으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추천한 후보 중 연장자가 자동 임명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까지 부여했다. 국민의힘은 특검법안이 공정성과 객관성이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전대에서 <더팩트>와 만난 영남권 한 의원은 제3자 추천 특검법에 관해 "(한 대표의) 중재안에 공개적으로 찬성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총의를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선한 원희룡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특검과 탄핵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앞으로도 특검, 탄핵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야당의 특검법에 대해 반대하는 한 대표는 향후 당내 논의 과정에서 제3자 특검법 수용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표가 당정관계의 재정립 필요성과 최근 검찰의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 방식을 지적하는 등 미묘한 긴장이 흐르는 상태인 데다 당 안팎에서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반한동훈 진영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 대표가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윤 대통령을 찾아뵙고 자주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힌 대목에서 당 내홍을 수습하는 한편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다만 한 대표가 당원과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면서 당권을 쥐었다 하더라도 계파의 벽을 완전히 허물고 화학적 결합까지 이루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 밖 현실도 녹록지 않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한동훈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전날(22일)에는 한 대표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고발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 운영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것이다. 진보당도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과 관련해 한 대표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정치 신인'에 가까운 한 대표가 여러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된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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