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협' 피부로 느낀 해리스…대북 강경 노선 계승할 듯
입력: 2024.07.23 15:20 / 수정: 2024.07.23 15:20

DMZ 방문 당시 北, 탄도미사일 발사
북러 군사 협력에 "엄청난 실수" 경고
"제재 완화 고려하지만 '약속' 전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력하게 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해리스가 지난 2022년 9월 경기 파주시 오울렛 OP에서 북한 지역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당시 북한은 해리스의 방한 시기에 맞춰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더팩트 DB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력하게 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해리스가 지난 2022년 9월 경기 파주시 오울렛 OP에서 북한 지역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으로 당시 북한은 해리스의 방한 시기에 맞춰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유력하게 부상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억지력을 강조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이어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선을 100여 일 앞둔 상황에서 외교 정책을 수정해 굳이 변수를 만들어내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해리스는 북미 정상회담을 당시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양보도 받아내지 못했다며 비판했고, 북러 군사 협력을 '엄청난 실수'라고 우려했다. 특히 방한 기간 북한의 위협을 피부로 느낀 그로서는 대북 강경 노선을 그대로 유지할 공산이 크다.

해리스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 중도 하차와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직후, 바이든 캠프는 21일(현지시간) 캠프명을 '해리스 포 프레지던트(Harris for President)'로 변경했다. 대의원 투표 등 아직 후보 선출 절차가 남아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해리스가 그대로 승계한 것으로 대선 공약 역시 큰 틀에서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는 지난 2019년 8월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 당시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하지 않겠다"며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해리스는 미국외교협회(CRF)의 질의에 이같이 말하며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어떠한 실질적 양보도 얻어내지 못한 채 그에게 홍보의 승리를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 이어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미 협상이 성과 없이 결렬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해리스는 이어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단순히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실패로 이어진다는 것이 자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에 다가가이 위해선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단기적 위협을 억제해 나가는 한편,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제재를 완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약속을 어긴다면 즉각 완화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리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협력에 대해 엄청난 실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해리스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해리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협력에 대해 "엄청난 실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해리스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해리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협력이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해리스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할 당시 미국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그 목적(러시아 지원)을 위해 탄약을 공급할 것이란 생각은 엄청난 실수"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 양국 모두가 이번 일로 인해 스스로를 고립시킬 것이란 걸 강력하게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는 그간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지난 2월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그만큼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해리스의 대북 강경 기조를 공고히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 이후 군사 교류 협력을 사실상 공식화하고 있는 상황은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는 평가다.

해리스가 한국을 방문한 때에 맞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점도 그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 중 하나다. 해리스가 지난 2022년 9월 한국을 찾았을 때 북한은 그의 한국 도착과 순방 종료에 맞춰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거듭 발사했다. 당시 해리스는 비무장지대(DMZ)를 찾은 바이든 행정부의 첫 고위 인사로 북한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해리스는 "우리는 북한의 잔혹한 독재와 만연하는 인권 유린,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목도한다"며 "미국의 방어 약속이 철통같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남한에서 우리는 활발한 민주주의를 목격하지만, 북한에서는 잔혹한 독재를 목도한다"며 "미국은 더는 북한이 위협이 되지 않는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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