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元 "한동훈 '입 리스크'"…韓 "여사 문자 왜 폭로했나"
입력: 2024.07.19 16:20 / 수정: 2024.07.19 16:20

나경원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했냐?" vs 한동훈 "네"
韓 "元 후보, 정치 상황 바뀌면 尹 대통령 탈당 요구할 것인가"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왼쪽부터)가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후보(왼쪽부터)가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이 19일 마지막 TV토론에서도 거친 발언을 주고받았다. 한동훈 후보를 향해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입이 문제' '내덕남탓'이라고 협공했다.

나경원·원희룡·한동훈·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대체로 최근 불거진 한 후보의 공소 취소 부탁 발언을 문제 삼으며 리더십 부재를 꼬집었다. 특히 나 후보와 한 후보는 공소 취소 부탁 진실을 놓고 고성이 오갔다.

나 후보는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와 관련해 "제가 개인 차원의 부탁으로 제 것만 빼달라고 했느냐?"고 한 후보에게 묻자 "네"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한 후보 답변에 나 후보는 "그게 개인 차원입니까. 저는 27명의...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했습니까?"라고 따지자 거듭 "네"라고 답했다. 한 후보 대답에 격분한 나 후보는 "한동훈 후보 똑바로 말하세요. 제가 개인 차원이라구요? 제가 제 것만 빼달라고 했습니까. 저를 이렇게 모욕할 수 있습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TV토론에서 나경원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국회사진취재단
19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TV토론에서 나경원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청탁을 놓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였다. /국회사진취재단

그러자 한 후보는 "왜곡하시네요. 그때 나 후보는 당직자도 아니었고 개인 차원으로 부탁했다. 당사자가 공소 취소를 부탁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원 후보와 한 후보의 토론도 뜨거웠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한동훈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가장 큰 위험으로 떠올랐다"고 비판하며 나 후보와 공동전선을 이루었다. 그러나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저와 영부인 사이 문자를 왜 폭로했나"라며 반박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아군을 향해 피아 구분 없이 자체 진영을 해체하는 부작용과, 동지들 간에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느냐는 심각한 의문과 비판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의 입 리스크, 대화를 폭로하는 검사 체질이 고쳐지지 않으면 앞으로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당과 대통령이 교환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된다면 당의 기력 회복을 결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바로 원 후보를 향해 "저와 영부인 사이의 문자를 왜 폭로했나. 중요한 얘기"라며 반격하며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와 관련해서는 "나 후보께서 법무부 장관이 왜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 시켰냐는 질문을 반복했는데, 답하는 과정에서 예시를 든 것"이라며 "그 얘기를 꺼낸 것이 신중치 못했다고 (사과)했다"고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열린 6차 방송토론회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열린 6차 방송토론회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한 후보는 원 후보가 과거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발언을 소환해 공격했다. 그는 "원 후보는 동지라는 말을 많이 하고, 25년 정치 경험도 많이 (강조)했지만 과거 박 대통령은 탄핵해야 한다고 했고, 이명박은 탈당해야 한다고 스스로 말했다"며 "과거의 행동이 지금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대통령에 대해 탈당 요구를 했던 경위가 무엇인지 말씀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이에 "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35년 구형을 공판검사도 아니면서 하이라이트를 받기 위해서 일부러 공판 구형을 하지도 않았다"며 "보수 정권의 대통령과 그 주변의 1000명, 그리고 자살한 5명 등 너무나 잘 드는, 잔인한 칼을 쓰셨던 분이 지금의 정치 상황을 문제 삼는 것은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후보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한 후보는 원 후보에게 "정치 상황이 바뀌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탈당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원 후보는 "늘 메신저를 공격하면서 자기는 빠져나가는 이 패턴이 너무나 익숙해서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원 후보는 "집권여당이 분열하고, 탈당하면 우리 모두가 망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윤 대통령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어떻게 믿냐"고 직격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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