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핵무장론 '신중론' 유지
북러 도발에 "억지력 강화해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외교관 탈북 보도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상층부 인사들의 좌절감은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7일 쿠바와 프랑스 주재 북한 외교관의 탈북 보도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상층부 인사들의 좌절감은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자체핵무장론과 관련해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외교관 망명 동향을 묻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신변 문제 등 때문에 확인해 드릴 내용은 없다"며 "사실과 여러 가지 관련 사항을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다만 조 장관은 '엘리트 출신 북한 외교관의 연쇄적 탈북 행렬이 북한에 이상한 징후와 연계지어서 생각할 수 있느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아직 그렇게까지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엘리트 외교관을 포함해 상당히 상층부의 인사들의 좌절감은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체핵무장론 등에 대해선 신중론을 유지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조 장관은 "핵추진잠수함 도입, 핵 잠재력 확보 문제 등은 핵안전협정을 넘어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자체핵무장 문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와의 충돌 문제, 경제적 비용문제, 한미동맹에 미치는 여러 가지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기존 틀 내에서 주어진 여러 가지 전략적 협력에 기회의 공간들을 확보하고 대화를 해 나가면서 상호 신뢰를 쌓는 작업부터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에 대해선 '억지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과 러시아에 충분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도 불구하고, 굳이 하와이 인태사령부를 찾은 것은 과도하게 군사적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방미 일정 조율에 있어 초점을 안보 측면에 맞춰서 일정을 한 것이기에 방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금 북러 도발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억지력 강화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오랫동안 방문하지 않았던 인태사령부를 우리 정상이 방문한다는 것은 굉장히 상징적인 의미일 뿐 아니라 강력한 메시지 발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기상으로도 저는 (윤 대통령의 인태사령부 방문이) 과도한 군사적 긴장을 초래한다든가 북러 동맹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