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7월 내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및 방송4법 등 추진 예고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민생회복지원금과 방송3+1법, 김건희 특검법, 검사탄핵안 처리를 예고하면서 다시 한번 여당과 갈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채상병 특검법' 필리버스터 중단과 관련해 항의하자 '표결'을 촉구하는 최민희 의원.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7월 임시회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민생회복지원금과 방송3+1법, 김건희 특검법, 검사탄핵안 처리를 예고하면서 국회 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던 제22대 국회 개원식은 연기됐다. 국민의힘은 전날(4일)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강제종료와 야당의 채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개원식 불참을 통보하면서 윤 대통령에게도 불참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이 나토정상회의 순방을 다녀온 11일 이후 개원식 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의힘의 반발이 극심한 데다 민주당은 '일정대로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조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월에는 여야 합의가 불가능한 쟁점 법안들이 줄줄이 남아있어 여야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은 7월 임시회가 열리는 즉시 6월 임시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방송3+1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예상되는 19일 전후로는 여야 대치가 극에 달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사실상 공언해 왔다. 민주당은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오는 19일 이전에 재표결할 방침이다. 재의결에 필요한 국민의힘 이탈표 8개를 두고도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꼼수 사퇴'로 탄핵이 불발된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후임으로 지명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의 인사청문회도 뇌관이다. 민주당은 '절대 불가' 방침을 못 박으며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국회가 뭐라 하든 방송장악 쿠데타 지속하겠다는 정권의 선전포고에 민주당은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며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열 번이든 백번이든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의 대표 정책인 민생회복지원금도 당론으로 추진한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를 향해 "초부자 퍼주기와 규제파괴에만 집착하다가 민생경제 다 무너지고 나라 곳간까지 텅텅 비어가는 현실 냉정히 직시해야 한다"며 "특히 지금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통해 내수 회복시키고 이를 통해 경제 전체의 활력 되살리는 데 정책역량 집중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패한 낙수효과 망령에 사로잡힌 이번 대책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민생회복지원금 같은 실질적 민생지원대책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이 재석 190인, 찬성 189인, 반대 1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민주당이 지난 2일 발의한 검사 4인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있다. 탄핵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겨져 탄핵사건 조사가 시작된다.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사탄핵에 대한 조사는 국회법에 의거해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무런 근거 없이 탄핵소추를 했다면 민주당 의원 전원을 무고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7월 중 '검찰 힘빼기'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 입법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인력을 늘리고 수사·기소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아울러 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는 검찰의 수사권을 넘겨받을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를 국무총리실 산하에, 기소 및 공소유지를 전담하는 공소청을 법무부 산하에 두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필요성도 언급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 재추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종결하고,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팽배했음에도 외부 법률 자문 의뢰가 전무했다"며 "검찰도 김건희 여사를 수사하지 않고 뭉개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특검 4국조'를 차질 없이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특검법'도 남아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아직 (민주당이) 내부 논의를 깊이 안 해본 것 같지만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 곧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며 "혁신당도 민주당이 던진 의제인 검찰 4인 탄핵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역시 혁신당이 1호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해 의견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