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만큼은 '다선'…문화체육계 출신 의원들 '정치력' 보여야
입력: 2024.07.02 10:00 / 수정: 2024.07.02 10:00

재선 포함 5명…與진종오, 野강유정·김재원 초선
최고위원 출마·원내대변인 등 의정활동 폭 넓혀


22대 문화체육계 인사로 당에 영입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팩트DB
22대 문화체육계 인사로 당에 영입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팩트DB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22대 총선에서 처음 금배지를 단 문화체육계 인사는 3명. 여의도 입성 한 달 만에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하는가 하면 이미 국회 상임위원회에 10여개 법안을 제출한 의원도 있다. 이미 인지도 면에선 다선 의원 못지 않아 활약상이 더 눈에 띈다. 저명인사로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건 정치인으로선 더없는 강점이다.

이번 총선에선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에서 각각 1명의 문화예술계 출신 초선 의원이 탄생했다. 바로 진종오, 강유정, 김재원 의원이다. 재선인 김예지 국민의힘, 임오경 민주당 의원을 더하면 총 5명이다. 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에 배정된 김예지 의원을 제외한 4명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다. 진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성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 與 진종오, 野 강유정·김재원…22대 첫 여의도 입성

사격 금메달리스트로 유명한 진 의원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3월 은퇴해 올해 2월 정치권에 영입된 그는 국민의힘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 4번을 배정받아 사실상 당선을 확정했다. 진 의원은 지난달 28일 '한동훈 러닝메이트' 청년 최고위원으로 출마해 존재감을 띄웠다. 그는 "불굴의 정신과 투지로 과녁을 명중시켰던 것처럼 보수의 총알을 가지고 거짓과 선동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세력을 응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문학평론가 출신 강유정 민주당 의원도 4·10 총선 영입인재다.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당선권인 9번을 받았던 강 의원은 당 원내대변인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여러 언론 매체 인터뷰에서 '문화예술인들의 인권문제를 가장 먼저 챙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1일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한 이후 그가 대표발의한 문화·예술 관련 법안은 12건에 달한다.

가수 '리아'로 활동했던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비례 7번으로 당선됐다.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선언 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그는 22대 총선 한달 전, 3월 11일 혁신당에 입당했다.

◆ '비례 재선' 與 김예지, '지역구 재선' 野 임오경

문화체육계 출신 재선 의원으로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꼽힌다. 21대 총선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비례정당) 11번, 22대 총선 국민의미래 15번을 받은 김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둘 뿐인 '비례 재선' 의원 중 하나다. 그가 문화계 인사로 분류되는 이유는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이사이자,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기 때문이다. 선천성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김 의원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위스콘신-매디슨대학에서 피아노 석사 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10월에서 12월까지 지명직 최고위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으로 지도부 경험도 있다.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체육계 인사 중 유일한 지역구 재선이다./ 더팩트DB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체육계 인사 중 유일한 '지역구 재선'이다./ 더팩트DB

임 의원은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이자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인공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있다. 그는 22대 국회 문화체육계 인사 중 유일한 지역구 의원이다. 21대 총선 당시 영입돼 경기 광명시 갑에 전략공천됐다. 22대 총선에선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임 의원은 22대 국회 전반기 문체위 간사를 맡고 있다.

◆ 21대 성과는…전공·이력 관련 법안 다수

의안정보시스템에서는 21대 국회 문화체육계 출신 국회의원들이 발의한 관련 분야 법안들을 찾아볼 수 있다. 임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 중에서는 20건이 수정·원안 가결됐다. 문화·체육 관련 법안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위축된 전통무예의 체계적인 보존과 진흥을 위한 '전통무예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도 장기적·지속적 관광시설 관리를 위한 '관광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생활체육시설 및 단체의 감염병 예방대책 수립을 위한 ‘생활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있다.

김예지 의원 대표발의 법안 중에는 12건이 수정·원안 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장애인 대표성도 지닌 만큼 장애인 인권 보장이나 문화예술, 체육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장애인의 공연 문화 향유를 위한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위한 '문화예술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스포츠 관람권 보장을 위한 '스포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해당한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둘 뿐인 비례 재선 의원 중 하나다. 다른 한 명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다. /남용희 기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둘 뿐인 '비례 재선' 의원 중 하나다. 다른 한 명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다. /남용희 기자

21대 국회 첫 입성 후 재선엔 실패한 인사로는 이용·김은희 국민의힘 전 의원이 있다. 평창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 전 의원 대표발의 법안 중에선 8건이 수정·원안 가결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흥국생명 방지법'으로 불리는 스포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해당 법안은 프로스포츠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 등에서 감독 고유의 권한을 보호하고 구단의 월권 등 개입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테니스 선수 출신이자 2018년 초등학생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실을 밝힌 '체육계 미투 1호'다. 21대 총선 때 당에 영입돼 비례대표 23번을 받았지만 낙선했다. 올해 1월 허은아 전 의원의 탈당으로 의원직을 승계받아 의정활동 기간이 반 년도 되지 않는다. 체육계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안을 주로 발의했지만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분야별 전문가로서 입법 활동에 참여하고 업계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 왔지만 문화체육계 출신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박한 편이다. 인지도에 미치지 못하는 정치력 탓으로 보인다. 여느 초선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질 습득이 최우선 과제인 이유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대중들에게 친숙해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다는 점, 시대 흐름에 맞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녔단 점에서 소속 당 이미지 상승에도 아주 효과적"이라며 "그러나 소위 '유명인'들이 정치인으로서 뭘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을 보면 내실이 항상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국회의원에게 중요한 덕목엔 정책 발굴이나 입안 능력 뿐 아니라 정치적 능력을 포함한다"는 점에서다. 최 소장은 "채해병 순직 사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여야가 격돌하는 주요 이슈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메시지나 중재안 등을 낸 이가 있었느냐"며 "정치인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측면에선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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