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의협회장에 '미친 여자' 발언 추궁
정청래-유상범, 법사위서 낯 뜨거운 설전
조국 대표가 오는 7월 20일 개최될 예정인 조국혁신당 전당대회에 출마한다. 정치권에서는 '어대조'(어차파 당대표는 조국)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남윤호 기자 |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어대한', '어대명' 이어 어대조? 조국혁신당도 전당대회 연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전국당원대회 준비가 한창이잖아. 혁신당도 전당대회를 한다며?
-혁신당 전당대회는 다음 달 20일이야.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2인을 분리 선출한대. 당 대표 궐위 시 최고위원 다득표자가 대표 권한을 대행하게 돼. 투표는 7월 18~20일 당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야. 선거권은 5000원 이상 당비를 납부하는 혁신당 주권당원들에게 부여돼.
-거대 여야에 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이재명 분위기가 있는 것처럼 혁신당도 '어대조'(어차피 당대표는 조국)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더라고.
-혁신당은 대표 궐위 시 당을 끌고 갈 '수석 최고위원' 선출이 흥행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장을 맡은 황현선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조 대표의 재판 문제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그렇다면 (당 대표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수석 최고위원이 누가 될 것이냐가 전당대회의 큰 쟁점 중 하나"라고 했어. 조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 4법'을 발표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
-최근 혁신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추세라 전당대회의 흥행이 어려울 거란 얘기도 나오던데.
-지난 25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를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혁신당 6월 3주 차 지지율은 10.7%로 조사됐어. 지난주 대비 2.5%포인트(p) 하락한 수치로 22대 총선 이후 최저치라고 해.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야.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2.6%야.
-조 대표 외 쟁쟁한 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말이 나와. 최고위원 출마자 윤곽이 드러나면 좀 상황이 달라질까.
-신장식 혁신당 의원은 지난 26일 SBS라디오에서 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혁신당의) 매운맛을 좋아해 주셨다"며 "선거 때는 매웠는데 의정활동에 들어가 보니 당 의원들의 전문성이 분명해 매운 맛을 기대하는 국민에게 우린 너무 건강한 맛만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하더라. 신 의원은 "개운하면서도 건강한 맛, 건강한 맛인데 입에서 자꾸 당기는 맛 이런 이슈와 그런 행동을 저희가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어.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막말을 지적했다. 임 회장은 과거 강 의원을 "미친 여자"라고 비난한 바 있다. /배정한 기자 |
◆"미친 여자라고 하셨죠?"...임현택 '막말 청문회' 된 복지위
-지난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4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공백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가 있었어. '핫'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했다고 하는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
-맞아. 강선우 민주당 의원이 임 회장을 불러내면서야. 앞서 지난 21대 국회에서 임 회장이 강 의원을 두고 '미친 여자'라고 비난한 적이 있어. 당시 강 의원은 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었는데, 논평을 통해 의협이 환자를 여러 차례 성폭행한 의사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 걸 비판했었지. 임 회장은 이에 대해 강 의원을 '미친 여자'라고 한 거야.
-강 의원이 임 회장에게 "하실 말씀 있냐"고 하자 임 회장은 웃음을 참는 듯 입꼬리가 씰룩이더라. 임 회장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고 하다가 강 의원이 거듭 추궁하니 마지못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어.
지난 2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현안질의에서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과거 막말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남윤호 기자 |
-임 회장의 막말은 이뿐만이 아니야. 임 회장은 의사에게 유죄판결을 한 한 판사에게는 "이 여자 제정신이냐"고 했다가 고발당하기도 했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서도 "조규홍 말을 믿느니 김일성 말을 믿겠다"고 하고, 김윤 민주당 의원과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에게는 '십상시'라고 했어. 집단 휴진에 동참하지 않은 아동병원협회를 향해서는 "멀쩡한 애 입원시키는 사람들"이라고 깎아내렸지. 강 의원이 이런 점들을 열거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임 회장은 "국민이 가진 헌법상 표현의 자유 영역에 들어간다"고 주장하며 끝끝내 사과하지 않았어.
-그런데 정작 임 회장은 막말로 박 차관을 고발한 상태야. 박 차관이 지난 2월 19일 정부 브리핑에서 "독일·일본·프랑스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다"고 말하면서 '의사'를 '의새'라고 들리게 발음했거든. 이게 의사를 모욕했다는 게 임 회장의 논리야.
-의새는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이지. 박 차관이 일부러 그랬는지는 몰라. 그는 "발음이 샜다"고 수차례 해명했어. '미친 여자'는 표현의 자유라는 임 회장이, '의새'는 모욕이라고 하면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왼쪽)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사일정과 관련해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공부는 내가 더 잘해" "의원님 성함은" 정청래-유상범 만담 콤비?
-국회에서 공부로 언쟁이 있었다는데 무슨 일이야?
-지난 25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야. 민주당이 제안한 원구성안을 국민의힘이 받기로 결정하면서 여당이 처음으로 상임위에 참여한 날이었지. 이날 회의에서는 방송3+1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방송통신위원회법 추가)을 논의하기로 돼 있었는데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을 비롯해 송석준·박형수·장동혁·우재준·주진우 의원이 처음으로 법사위 회의장에 얼굴을 비췄어.
-첫 대면이었네. 어떤 일이 벌어진 거야?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회의 개의를 선언하려는데 유상범 의원이 위원장석 앞에서 항의하기 시작했어. 당시엔 여당 간사 의결이 아직 안 된 상태였는데 유 의원은 회의 시작 전에 간사 선임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고, 정 위원장은 대면식이니까 인사부터 진행한 뒤 의사일정을 진행하겠다는 거였지. 정 위원장은 "법사위 열차는 항상 정시에 출발합니다. 심사와 의사일정을 방해할 경우 처벌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어.
-이에 유 의원도 지지 않고, 계속해서 따져 물었지. 그러자 정 위원장은 "잠깐만, 의원님 성함이 뭡니까"라고 물었더니 유 의원은 "위원장님 성함은요"라고 되물었어. 정 위원장이 "정청래입니다"라고 하자 또 유 의원은 "유상범입니다"라고 했지. 기자들 사이에선 엄숙한 회의장에서 벌어진 만담(?)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니까.
유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저로서도 많이 안타깝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배정한 기자 |
-다음 이야기는 더 황당했지. 정 위원장은 "국회법대로 합니다"라고 했는데 이에 유 의원은 "그렇게 법을 좋아하나. 위원장 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정회하고, 재개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요"라고 물었어. 이에 정 위원장은 "국회법대로 하는 거예요. 공부 좀 하세요"라고 했고 유 의원은 "공부는 내가 조금 더 잘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어. 서울대에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법 공부는 자신이 더 잘하지 않았겠냐는 말인데 몇몇 기자들과 보좌진들이 '웃참'(웃음참기)에 실패하기도 했어. 장경태 의원도 가세해 "고등학교 때 공부 잘했던 걸 환갑이 넘어서 자랑하고 있어. 한심합니다"라고 말했지. 회의는 결국 시작 6분 만에 파행을 맞이하기도 했어.
-머쓱했는지 유 의원은 다음날인 26일 MBC라디오에 나와서 "집에 들어갔더니 아들이 '초등학생들도 회의는 그렇게 안 하겠다' 말을 할 정도로 뉴스의 초점이 됐다. 희화화된 것이고,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저로서도 많이 안타깝다"라는 의견을 밝혔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위원장의 행동을 비판하면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한다고 했어. 정 위원장도 이에 "나도 국민의힘 의원들을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사과하지 않으면 앞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라고 했지. 앞으로 법사위 회의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