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 첫 참석…6분 만에 파행
유상범 "간사 선임 의결부터"
정청래 "의사일정 방해 시 국회선진화법 따를 것"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 구성안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국민의힘이 25일 처음으로 22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속해 항의하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의사일정을 방해할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 구성안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국민의힘이 25일 처음으로 22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시작부터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며 회의 시작 약 6분 만에 파행을 맞이하기도 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의사일정을 방해할 경우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처벌하겠다"고 경고하자 국민의힘 위원들이 이에 크게 반발했다. 유상범 의원은 정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공부는 제가 더 잘했다"고 말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법사위 4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제안대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과방위원장 등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처음으로 참석했다. 간사를 맡기로 한 유상범 의원을 비롯해 송석준·박형수·장동혁·우재준·주진우 의원 등이다.
정 위원장이 회의 개의를 선언하려 하자 유상범 의원은 "최소한 간사 선임을 위한 의결은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법사위 열차는 항상 정시에 출발한다. 심사와 의사일정을 방해할 경우 처벌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의 반발이 계속되자 정 위원장은 "위원님 성함이 뭡니까"라고 물었고, 유 의원은 "위원장님은 성함이 뭡니까"라고 되물었다. 정 위원장이 "저는 정청래입니다"라고 하자 유 의원은 "저는 유상범이다"라고 하면서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정 위원장은 "유상범 위원, 본인 자리로 들어가라. 위원장의 의사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들어가시라"라고 말했다.
이어 장경태 민주당 의원도 가세해 "자기소개도 안 했으면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고 쏘아붙였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지각 출석을 해서 간사 선임이 안 된 상태다. 간사도 아니면서 의무 없는 일을 하면 안 된다"며 유 의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간사 선임을 위한 의사일정을 유 의원이 거듭 요청하자 정 위원장은 "위원장 재량"이라며 선을 그었다. 유 의원이 "그게 무슨 재량인가. 예의가 없다"라고 말하자 정 위원장이 "예의가 없어? 어디다 대고 반말이냐. 간사 선임할 때 들어오지 왜 이제 들어왔냐"며 고성이 오갔다.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정 위원장은 회의 시작 6분 만에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유 의원이 "위원장 마음대로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정 위원장은 "국회법에 그렇게 돼 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유 의원은 "공부는 제가 더 잘했지 않겠냐"며 맞받아치면서 회의장에 소란이 일기도 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유 의원은 "상대방 무시하고 상대방을 적으로 생각하고 상대방과 갈등 야기하고 한다면 국회가 과연 무슨 의미 있겠나. 국회는 각자 지지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대민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대표 기관"이라며 "비록 시작은 21대와 같이 일방개원, 불참과 같은 모습이 진행됐지만 국민의힘에서 (구성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국회에 등원하고, 상임위에 참여했다. 서로에게 배려와 양보, 타협하는 과정 겪으며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그런 국회의 모습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정 위원장은 회의 시작 6분 만에 정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배정한 기자 |
장동혁 의원도 "국민들을 위해 꼭 싸워야 할 부분 치열하게 생산적 싸우되 다른 부분 서로 존중하면서 22대 전반기 운영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라고 말했고, 주진우 의원은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 법안까지 다루기 때문에 중요성에 대해서는 위원장과 위원들 전부 동의할 거로 생각한다. 다른 상임위보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국민을 위해 머리 맞대고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했다. 송석준 의원은 정 위원장을 향해 '존경하는'이라는 말 대신 '존경하고픈'이라는 말을 쓰면서 또다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방송3+1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방송통신위원회법 추가)을 논의한다.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을 위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공영방송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시민단체와 학계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또 방통위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늘리는 안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