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동행명령권 법개정 움직임
국회증언감정법 12조 증인 불출석의 경우 처벌 사례도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승원 간사(왼쪽)와 대화하는 정청래 법사위원장. 정 위원장은 이날 "(국무위원이) 청문회에 불출석하거나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될 땐 모두 증인으로 의결해 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로 인해 '두 개의 국회'가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 출석을 거부 중인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동행명령을 통한 강제 소환 의지를 밝혔다. 국회 법사위원장 소속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무위원이) 청문회에 불출석하거나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될 땐 모두 증인으로 의결해 증언감정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고, 필요한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고 압박했다. 원구성 협상을 두고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부 관계자들이 국회에 출석하지 않자, 강제구인과 고발 조치 등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문회 증인, 강제로 국회에 끌고 올 수 있을까?
하지만 현행법상 국회가 진행하는 청문회에선 동행명령권을 행사할 수 없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 제6조에 따르면,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위한 위원회'에 한정해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에만 동행명령권을 활용할 수 있다. 청문회의 경우에는 증인 불출석시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없기 때문에 이같은 민주당의 압박은 말 뿐인 으름장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의 좌석이 비어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전원 참석했다. /배정한 기자 |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해당 조항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정 위원장은 지난 20일 "현행법상 불출석한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 등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청문회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은 실정"이라며 "증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불출석 할 경우 동행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해 청문회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이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시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회 의결 후 정부에 이송된 후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이를 공포하게끔 돼있는데,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요즘 같은 정국에서 윤 대통령이 이를 통과시켜주겠느냐"라고 회의적으로 봤다.
◆증인 불출석의 경우 불이익 있을 수 있어...문고리 3인방 처벌 사례도
다만 국회가 채택한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이를 고발해 불이익을 줄 수 있다. 국회증언감정법 12조에 따르면, 국회가 채택한 증인이 불출석 시 3년 이하의 징역,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진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 등 상임위별 청문회를 앞두고 채택된 증인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고발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채상병 특검법은 전날 여당의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인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21일 청문회를 지켜보고, 이들을 고발할지 안할지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오는 25일 현안 질의를 앞두고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이종호 과기부 장관 등이 불참하면 고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했다는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