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업, 명분·실리 없어…'적극 행정' 안하는 정부 책임 커"
"사회권 선진국에 홀려 혁신당 입당…보건복지 분야 기여할 것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했다. 김 의원은 의협 요구안 중 '필수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 및 보완'에 대해 "모든 정책에서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반영해 쟁점 사안을 수정·보완하는 건 항상 이뤄져야 할 일"이라며 "비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의료계의 집단 휴진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 그런데 정부가 의사들에게 '파업하라'고 더 몰아붙이는 것 같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19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의사들의 집단 휴진과 장기화하는 의정갈등 상황을 '솔로몬의 재판'에 빗댔다. "누군가는 아기를 구할 생각을 해야지 왜 정부와 의료계 누구도 환자는 생각 않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느냐"고 반문하면서다.
그는 의료계를 향해 "왜 이 시점에 휴진해야 하는지, 집단행동으로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쓴소리하면서도 "이 사태를 책임지고 대화를 위해 더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대상은 정부"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의정갈등은 환자 뿐 아니라 간호사 등 다른 의료계 종사자들의 피해로 확산했다. 문재인 정부의 다섯 배, '의대 2000명 증원'을 내놓았을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다. 정부가 의료계와 환자 등 이해당사자와 차근차근 논의하는 과정은 보이지 않았다. 의사들의 집단 휴진은 옳지 않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의료계가 내놓은 요구안에 정부도 성실하게 대화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야지 '의협 해체'를 운운할 일은 아니다."
의사이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을 역임한 김 의원은 30년 가까이 의료정책 분야에서 활동한 보건의료 전문가다. 김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의 휴진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면서도 "정책을 추진한 정부 책임이 더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병원(3차 병원) 휴진이 본격화하면 반드시 3차병원을 가야하는 환자들에게 치명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김 의원은 "암, 희귀질환 환자 등 더 빨리 진단하거나 치료하면 더 오래 살 수 있는 분들이 지금 상황에선 더 일찍 돌아가실 수 있게 된다"며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제일 시급한 일은 3차 병원에 가야 할 환자들을 계속 모니터링 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가 실시간으로 발생했던 코로나19 때도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다 나서 병원을 연계했고 보건의료위기 단계가 최상위인 '심각'으로 올라간 게 지난 2월"이라며 "지금은 환자 관련 데이터도 이미 다 확보돼있는데 그땐 가능했던 '적극 행정'이 지금 정부에선 왜 이뤄지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김선민 혁신당 의원은 의료개혁의 본질적 목표를 "인구 소멸 지역이나 소아·청소년과 등 '시장 실패'가 일어나는 영역에서도 국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의사 수 증원·공공의료기관 확대도 중요하지만 의사들이 시장 실패 영역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강구하고 자원을 배치하는 일까지가 정부 몫"이라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
김 의원은 의정갈등 해결에서도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의료개혁의 본질적 목표를 "인구 소멸 지역이나 소아·청소년과 등 '시장 실패'가 일어나는 영역에서도 국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의사 수 증원·공공의료기관 확대도 중요하지만 의사들이 시장 실패 영역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강구하고 자원을 배치하는 일까지가 정부 몫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지역공공거점병원에 근무할 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중보건장학제도 등이 운영돼왔지만 학생 선발한 후 장학금을 받은 만큼 근무하게 하는 식이라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애초에 선발 단계에서 지역 근무할 의료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선민 의원은 19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1호 법안 '간병비 제로화'에 대해 "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에서는 '간병'을 급여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아 환자나 가족들이 간병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며 "간병에 대한 공적부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정한 기자 |
김 의원은 창당한 지 갓 100일을 넘긴 혁신당에서 여성위원장이란 중책도 맡고 있다. 40·50대 남성이 주된 지지층인 당이 대중정당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여성·청년 지지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조직 강화를 위해서는 이들에게 와닿는 정책을 같이 내놔야 한다"며 "돌봄·저출생·폭력 등과 관련해 현실성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여론을 환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회권 선진국'이란 말에 홀려 혁신당에 들어왔다는 김 의원의 의정 목표는 '사회권 선진국' 실현에 일조하는 것이다. 사회권 선진국은 혁신당의 민생 비전으로 노동권, 주거권, 교육권, 환경권, 보건권 등의 보장을 헌법에 명문화한 '제7공화국'이다. 김 의원은 '평생 안전한 집에 살 수 있을까'란 걱정, '노인이 되면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제도를 만들고 설득 가능한 언어로 보이는 게 정당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이미 '간병비 제로화' 등을 1호 법안으로 내놓은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서 복지 분야에서 사회권 보장 정책들을 입법화해 실현하는 게 제 역할"이라며 "사회권 선진국을 향하는 길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