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법률위원회 고발 검토...의혹 사실로 확인되면 고발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재판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19일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4차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재판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하며 위증교사 의혹을 제기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악의적인 조작의 흔적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박 의원에 대해 "국회에는 들어오지 않으면서 야당 대표 흠집 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대변인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당 법률위원회에서 고발을 검토한 후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에서 서영교 최고위원은 전날(18일) 박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대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서 최고위원은 "국회가 시작됐는데 국회에 들어오지는 않고 밖에서 조작된 내용을 떠들어대고 있다"며 "어디서 녹취록을 입수했는지 모르겠지만 검찰과 조작을 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가 선배로서 충고하는데 국회 상임위에서 얘기하면 발언이 잘못돼도 처벌받지 않는다. 하지만 밖에서 (잘못된 사실을) 얘기하면 처벌받고 잘못하면 의원직 배지까지 뗀다"며 "박 의원이 내놓은 녹취는 짜깁기였고 악마의 편집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보다 앞서 박균택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전체 30분 분량의 통화"라며 "악의적인 편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용 전체를 직접 들어보면 대화가 워낙 자연스럽고 과거 회상에 대한 얘기다. 또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증언해 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부탁이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는 내용"이라며 "(16년 전 사건에 대해) '생각을 좀 한번 해봐라, 기억을 되살려서 얘기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법률위원장은 "(녹취록에서) 김진성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나와 관계가 꼭 안 좋았던 건 아니다. 그렇게 (사이가) 나빴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라고 얘기하는데 박 의원은 마치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가 잘 기억이 안 나는 것처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후에 이 대표가) '우리 김 비서관이 안 본 거는 얘기할 필요는 없는 거고 기억을 잘 한번 상기해 봤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며 "그런데 앞부분만 떼서 거기에 맞춰 진술을 해줄 것처럼 약속을 받았다고 하며 위증교사라고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박 법률위원장은 또 "(박 의원이 유튜브에 녹취를 공개하며) '기억을 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을 '지켜드리겠습니다'로 자막을 변질시켰다"며 "그러고 나서 (이 대표가) '그래야 돼'라고 답변한 것처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법률위원장은 "박 의원이 자료를 어디서 구했는지 의심스럽다"며 "검찰 측으로부터 제공받았거나 피고인 또는 그쪽 변호사로부터 받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느 쪽으로 받았던 불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법률위원장은 전날(18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이 대표를 무리하게 기소했고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불리해지자 김 씨의 전화 통화 파일을 임의적으로 편집해 여당 의원의 입을 통해 발표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공당이자 여당이 검찰의 주구가 되어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사냥에 동참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7일 박 의원은 2018년 12월께 이 대표가 김 씨와 네 차례, 약 30분에 걸쳐 나눈 대화 내용을 4분가량으로 편집해 공개했다. 녹취 파일에서 이 대표는 김 씨에게 "이 사건이 매우 정치적인 거래가 있는, 나에게 덮어씌우면 도움이 되는 사건이었던 거다. 그런 이야기를 기억을 되살려서, 그런 분위기 때문에 내가 구속됐다. 한 번 이야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