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양국, 몽골 '물밑 접촉' 보도
日 "북일회담 추진 생각, 변함없어"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북일 양국의 몽골 물밑 접촉 보도에 "일본과 북한 간의 접촉은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북일 접촉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일본 측과 어떤 접촉도 거부하겠다'고 밝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 이후 약 3개월 만에 상황이 뒤바뀐 셈이다. /임영무 기자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외교부는 13일 북일 양국의 몽골 물밑 접촉 보도와 관련해 "일본과 북한 간의 접촉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과 북한 간의 접촉을 포함해 북핵, 북한 문제와 관련해 일본 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 일본 인사들이 지난달 몽골 울란바토르 인근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북 측에선 정찰총국·외화벌이 관계자 등 3명이 참석했고, 일본 측은 유력 가문 출신의 정치인이 대표단의 일원으로 나왔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겠다면서도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데에는 생각의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보도에 대해는 인지하고 있다"며 "사안의 성질 상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조(북일) 간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거듭 밝혀온 대로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추진해 나갈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북일 접촉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일본 측과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하겠다'고 밝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 이후 약 3개월 만에 상황이 뒤바뀐 셈이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월 25일 기시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제안 소식을 공개했지만, 이튿날 곧바로 "조일 수뇌회담(북일 정상회담)은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거부한 바 있다.
당시 김 부부장의 돌변 배경에는 일본의 '납치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북한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돼 12명이 아직 북한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은 13명의 납치만을 인정하며 일본으로 돌려 보낸 5명 외에 8명은 북한에서 사망했다고 맞서고 있다.
북일 양국의 물밑 접촉설은 지난달 8일 박병석 전 국회의장의 발언으로도 한 차례 주목받은 바 있다. 당시 박 전 의장은 의외의 제3국에서 양측이 여러 차례 만났고 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베이징과 싱가포르, 몽골 울란바토르 등 과거 교섭 장소가 아닌 아시아 제3국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국가명은 말하지 않았다.
당시 임수석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한국과 일본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위해서 외교채널을 통해 필요한 소통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임 대변인은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한 한일 간 협의 진행 여부에 "한일 양국 간에 진지하고 또한 성실하게 양국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체적인 협의 결과에 대해서 말씀드리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답했다.
다만 임 대변인은 "사도광산의 등재와 관련해 전체 역사가 충실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