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국 수임, 2014년 5월 이후 10년만
57개 유사입장국, 北 억압적 상황 지적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브리핑 공식회의를 주재하며 북한 인권의 심각한 상황과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뉴욕=AP.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한국이 북한 인권 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했다. 정부는 북한 인권의 심각한 상황을 지적하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고, 다수의 안보리 이사국은 이에 공감을 표했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유엔 안보리 의장국으로서 12일(현지 시간)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브리핑 공식회의'를 개최했다. 황준국 주유엔 대사 주재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 정부는 심각한 북한 인권 상황과 국제 평화·안보 연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의 안보리 이사국들은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표된 지 올해로 10년이 됐지만, 북한 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지속되고 표현의 자유 제한 등 통제와 감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의장국 수임을 계기로 이달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된 안보리 공식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브리핑 공식회의는 지난 2014~2017년 매년 개최됐지만 이후 중단됐고, 6년 만인 지난해 8월 재개된 바 있다.
정부는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의 조속한 해결의 중요성과 탈북민에 대한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북한이 강제 노동을 통해 창출된 수익을 정권 유지와 불법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활용하는 등 북한 인권과 북한 핵무기 개발 문제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안보리가 북한 인권 문제를 정례화해 지속적으로 다뤄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회의에 이어 탈북민 발표자가 참석해 북한 인권의 현실에 대해 증언하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57개 유사입장국들과 유럽연합(EU)은 공식회의 직전 약식 기자회견을 개최해 북한이 억압적인 정치·사회 체제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면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국내외적으로 주민 착취를 통해 무기 개발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북한 주민의 복지를 개선하고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유엔 회원국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 인권의 실상과 국제 평화·안보와의 연계성에 대한 국제사회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안보리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북한 인권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더욱 심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6월 한 달 동안 안보리 의장국을 수임해 회의를 소집하고 주재할 권한을 갖는다. 안보리 의장국은 15개 이사국이 알파벳 순서대로 한 달씩 돌아가며 맡는다. 한국의 안보리 의장국 수임은 지난 2014년 5월 이후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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