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故 박종철 열사에 관심" 요청에는 공감대
채해병 특검법 두고는 "수사 결과 봐야" 평행선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오른쪽)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간담회실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취임 축하난을 또 전달받았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국회 본청 간담회의실에서 조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다. 조 대표와 홍 수석은 6·10 민주항쟁이 여야 진영과 상관 없이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선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조 대표는 이날 홍 수석과의 접견에서 △ 채해병 특검법 수용 △ 대통령실 정무수석 라인이 국회와의 소통에 적극 역할 △ 정부·여당 인사의 고(故) 박종철 열사 기념관 방문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홍 수석이 건넨 난을 받은 후 "6·10 항쟁 37주년인 오늘 같은 날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박 열사를 형상화한 배지를 홍 수석 등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홍 수석은 기념관 방문 관련 조 대표 요청을 수락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조 대표와 홍 수석의 비공개 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조 대표는 정부여당이 법과 제도 개혁을 통해 22대 국회에서 무언가 하려고 한다면 야당의 협력이 절대적이니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거듭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국민의힘의 '본회의 보이콧' 등에 대한 비판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혁신당 등 범야권이 21대 국회에서 폐기·부결된 '채해병 특검법' 재추진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채해병 순직사건 관련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는 대통령실 입장은 그대로다. 특검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지 않는 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은 이유다.
김 수석대변인은 "조 대표는 지금까지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14번인데, 이런 추세라면 헌정 사상 거부권을 가장 많이 행사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기록을 깰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도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홍 수석은 조 대표 우려에 대해 '나라가 잘 되기 위한 것으로 국회와 행정부가 협치해 국민들을 편하게 해드려야한다는 대전제에서 이해한다'고 했다"며 "홍 수석도 (대통령이) 재의요구를 많이 하는 게 부담스러운 만큼 여야 합의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혁신당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이 보낸 난은 혁신당 당사 당대표실에 비치됐다. '난의 행방'은 조 대표 등 혁신당 의원들이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오·남용을 들어 당선 축하난 수령을 거부해 주목됐다. 혁신당은 지난 1일 '조 대표의 난 거부는 협치를 걷어찬 행태'란 국민의힘 지적에 "의원실 앞에 몰래 난 화분을 놓고 가는 행위를 협치로 보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창당한 지 석 달이 다 돼가는데도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