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野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
입력: 2024.06.09 17:42 / 수정: 2024.06.09 17:42

대통령실, 오늘 중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與 "저급한 행위" 대북 공세 수위 높여


대통령실은 9일 오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위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뉴시스
대통령실은 9일 오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위해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뉴시스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는 정부의 결정을 두고 9일 여야가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과 관련해 "저급한 행위"라며 대북 공세를 높인 반면 민주당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우려했다. 정부의 결정에 따라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한 지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다.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북한이 그동안 집중해 온 무력 도발을 넘어, 도저히 정상 국가의 행위라고는 보이지 않는 치졸하고 저급한 행위를 감행하는 노림수는 너무나 명확하다"며 "민심 이반 확산을 차단하고 외부 적대 상황을 부각해 내부의 부정적인 분위기를 상쇄시켜 김정은 체제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오물 풍선이라는, 문명사회에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수준 이하의 도발은 결국 북한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앞당기고 국제사회의 고립만 초래할 뿐"이라며 "북한은 이를 직시하고, 어리석은 도발을 당장 중단하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대북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정부와 군은 냉정한 자세와 더욱 주도면밀하고 치밀한 대비태세로 우리 국민의 생명, 안전, 재산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며 "진정한 평화는 구걸이나 선의가 아닌, 압도적인 힘에 의해서만 지켜진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 "확성기 설치와 방송으로 맞대응하는 것은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며 "9·19 남북 군사합의가 효력정지된 상황에서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국지전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의 도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없다’는 이유로 방치했다"며 "정권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회피하고 모면하기 위해 북의 도발을 국면 전환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했다. 안보실은 "오늘 중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할 것"이라며 "앞으로 남북간 긴장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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