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1개 상임위원장 명단 제출...與 "법사·운영위 우리 몫"
여야 원구성 합의 불발시 10일 본회의 민주 단독 처리
여야가 원구성 합의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를 마치고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할 예정이었지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참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혀 무산됐다. /국회=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여야가 원구성 협상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단독 과반을 넘는 171석의 더불어민주당은 이대로 국민의힘이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할 경우 오는 10일 국회법에 따라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 단독 처리를 국회의장에게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관례에 따라 법사·운영위원장은 제2당인 여당 몫임을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일하는 국회 협상에 응하라"며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고 압박했다. 이어 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결국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예산안 처리조차 매번 시한을 넘기는 국회의 오랜 인습과 적폐를 관례라는 말로 정당화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 원내대변인은 "지금 국민의힘의 몽니는 총선 불복"이라며 "헌정 사상 최초로 야당이 과반을 넘는 22대 총선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7일 오후 자당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 선임안과 11개 상임위원장 후보 명단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 협상 불발 시 오는 10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고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표결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국회 관례에 따라 법사위·운영위를 제2당인 여당 몫으로 받지 못할 경우 민주당의 상임위안은 전면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7일 민주당의 명단 제출이 이뤄진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 상임위안을 전면 거부한다"며 "향후에도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 원 구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헌정 사상 초유의 단독 개원을 강행한 민주당이 민생 국회를 가로막고 있다"며 "민주당이 여야 협치의 산물을 깨부수고, 제2당이자 여당 몫인 법사위를 민주당 몫이라며 강탈하려는 이유는 이 대표의 ‘철통 방탄’이 목적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 원내대변인은 "법사위 장악은 무소불위의 의회 독재로 사법부를 민주당 입맛대로 통제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철통 방탄’을 포기하고, 오랜 기간 여야가 함께 만들어온 협치와 대화의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로 여야 간 협상이 불발될 경우, 민주당은 오는 본회의를 열고 법사·운영위원장 등 자당 몫으로 설정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만 단독으로 표결·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과 추가 협상마저 지연되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표결에 부쳐 전체 상임위원장 자리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