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주당 여당 물밑 움직임 선 넘었다" 불편한 기색도
추경호 원내대표 리더십 첫 시험대, 野에서 이탈표
이날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투표는 재석 의원 294명 중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부결됐다. 사진은 투표하는 추경호 원내대표(가운데)와 특검을 공개 지지했던 김근태 의원(오른쪽 두 번째)의 모습./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국민의힘이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이탈표 단속에 성공하면서 추경호 원내대표 리더십이 탄력을 받게 됐다. 여당 내에서는 21대 국회 막바지에 전임 지도부를 총동원한 추 원내대표의 총력전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결에 앞서 여당에서는 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김근태 의원 등 5명이 찬성 표결을 예고했다. 만약 이들이 선언한 대로 찬성표를 던졌거나, 기권 투표를 했다면 범야권에서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국회에서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채상병 특검법은 재석 의원 294명 가운데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196명)이 찬성해야 한다. 재적의원 296명 중 구속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 등 2명을 제외한 294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의원들 (하영제·황보승희)을 제외한 국민의힘 113명 중 반대 의사를 밝혀온 의원들(김근태·김웅·안철수·유의동·최재형)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야당에서 내부 이탈표가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이탈 움직임에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해 표관리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부결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의원들께서 당론으로 정했던 사안에 대해 어긋남 없이 단일대오로 함께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에 대해 공수처와 경찰수사기관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 결과를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추 원내대표는 "특검법이 가결되면 야당은 곧바로 (대통령) 탄핵 열차에 시동을 걸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법치주의에 입각해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 특검법)'의 재의결 투표가 재석 의원 294명 중 찬성 179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부결되고 있다. /남윤호 기자 |
이로서 추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첫 리더십 평가에서 합격 점수를 받게 됐다. 표결 전 당내에서는 "두 자릿수 이탈표가 나오면 추 원내대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에게 특검법의 부당함을 알리는 편지를 보내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무기명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데다, 이번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의원(55명)의 표심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운 탓이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에서 재의결에 필요한 표 확보를 위해 행한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 볌야권 의원들이 여당 의원들과 접촉하며 채상병 특검법 찬성표를 설득 작업에 나선 게 오히려 여당 의원들에게 위기감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우리 당 의원들에게 따로 연락하는 건 선을 넘어 오히려 역효과였다"고 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채상병 영결식에 가지도 않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의 움직임에 진정성이 의심스러웠다"며 "추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21대 국회 전임 지도부들까지 총동원한 게 이탈표 관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