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 단독 일정…"우크라이나 측 제안으로 전시 추진"
김건희 여사가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을 관람했다. 사진은 김 여사가 지난해 7월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아동권리 보호센터를 방문해 러시아에 강제이주된 뒤 귀환한 아동과 인사하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김건희 여사가 21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을 관람하고, 생명 존중과 세계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메시지를 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 관람 행사에 참석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 본관에서는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의 정상외교 기록을 문화기술, 작가 협업 미디어아트, 정상 증정품 등으로 전시한 '정상의 악수, 자유의 약속' 특별전을 개최 중인데, 이와 연계해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도 전시 중이다.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방문 당시 김 여사가 키이우의 아동권리센터에서 현지 아동의 그림을 본 것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측에서 전시를 제안해 함께 마련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의 전시 추진 과정에서 연락 수단 제한, 작품 운송 위험 등 여러 차례 중단 위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인사말을 통해 "여기 계신 분 중에 전쟁을 직접 경험하신 분이 얼마나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우크라이나에선 우리 천사 같은 아이들이 하루하루 공포에 떨고 자신들이 다니는 놀이터나 학교에서 갑자기 폭발 사고가 난다"면서 "영상 속에서만 봐 왔던 전쟁을 실제로 우크라이나 현지에 가서 느꼈다"고 우크라이나 방문 경험을 전했다.
또 "젤렌스카 여사님께서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희귀한 야생 동식물들이 다 파괴되고 있어 동물 애호가이자 문화 관련 일을 하신 한국 영부인께 전쟁의 참상을 한국에도 알려주실 것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그 참혹한 현장의 이야기를 우리도 같은 인류로서 생명 존중과 평화의 필요성을 꼭 공유하고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여사는 "'죽어가는 우리의 아이들과 동물들을 지켜주세요'라는 젤렌스카 여사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남아 있다. 우리 모두 생명 존중과 세계 평화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인사말을 마쳤다.
올레나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작년 7월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우정과 연대의 표시"라며 우크라이나 아동 전시 개최를 추진한 한국 측 관계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인사말 이후 김 여사는 '희망을 그리는 아이들'이라고 적힌 편지지 위에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보여지는 희망의 메시지가 세계의 평화로 피어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메시지를 작성했다. 이후 옆자리에 앉아 있던 우크라이나 아이와 함께 '파트론'을 그린 그림을 관람했다. 파트론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 지뢰 탐지 활동을 통해 200개가 넘는 폭발물을 찾아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공로 훈장을 받은 지뢰 탐지견이다.
이날 행사에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우크라이나 대사 부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시 관계자, 국제구호단체인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최병오‧김은선 부회장, 홍보대사인 배우 소유진, 우크라이나 아동을 비롯한 다국적 아동 10명이 참석했다.
한편 김 여사의 단독 일정은 이번이 6개월 만이다. 김 여사는 지난해 11월 한센병 환자 정착촌인 전남 고흥의 '소록도'를 방문해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로한 바 있다.